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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때만 저리는 다리…철분 부족 탓?

2024-03-19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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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병·신경통과 구분 어려워

우리 국민의 10명 1명 꼴로 발생한다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을 부르는 대표적인 수면 질환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가만히 두거나 취침에 들 때쯤이면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 수면에 방해를 준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매우 다양해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어 부적절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교수(신경과)와 함께 하지불안증후군을 알아본다.

◇가만히 있으면 다리 불편 증상이 생기고 움직이면 없어져

하지불안증후군은 잠자기 전 다리가 저리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단순히 저리고 불편하다고 해서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특징적인 조건이 있다. 우선, 다리가 불편한 느낌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들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증상이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와 같이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발생·악화된다. 셋째, 다리가 불편한 증상은 움직일 때는 없어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증상이 밤에 특히 잠을 자려고 누워 있을 때 악화된다.

다리가 저리거나 불편한 증상은 특정 증상이 아니고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다. 다리가 쑤시는 듯 근질거거리는 느낌, 잠을 자려고 하면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쑤시고 따끔거림, 타는 느낌, 전기 오는 느낌, 칼로 찌르는 느낌, 가려움 등의 다양한 불쾌한 감각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으로 환자는 잠들기 어렵고 또 자주 깨어나는 불면증을 호소하게 된다. 활동이 왕성해야 할 낮에도 피곤하거나 의욕 저하, 우울감 등이 동반돼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삶의 질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매우 다양하면서 다른 질환과 비슷한 면이 많아 허리디스크·하지정맥류·야간 다리 경련·말초 신경 질환 등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한참 활동하는 낮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고 아무 움직임이 없는 밤시간에만 증상이 나타나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절반 정도에서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이와 함께 명확하진 않지만, 뇌의 도파민 부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도파민을 만드는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이 뇌에서 레보-도파로 변환시킬 때는 철분도 필요하므로 철분 부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철분이 부족한 빈혈이 있거나, 빈혈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임신중이거나, 철분 결핍이 흔히 나타나는 만성콩팥병, 요독증 환자에서 많이 발한다.

◇가벼운 운동이나 마사지, 식생활 개선으로 완화


증상이 심하지 않은 하지불안증후군 가벼운 운동, 발과 다리 마사지나 족욕, 철분 섭취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운동은 과하면 안되고 중등도의 가벼운 운동이 좋다. 유산소운동은 평소 심박수보다 2배 이내, 시간은 30분 이내가 적당하다.

유산소운동보다 더 추천되는 것은 요가나 스트레칭이다. 잠자기 전 1~2시간 전에 다리를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마사지나 찬물과 뜨거운 물을 번갈아 하는 족욕도 도움이 된다. 다만 뜨거운 물로만 하면 체온을 올려 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 등을 포함한 여러 약물, 커피,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 알코올 등은 삼가는 게 좋다. 철분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시금치, 조개류, 콩, 두부, 고기, 생선, 통곡물(땅콩, 호두), 다크초콜릿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대증요법에도 증상 개선이 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시행하면 효과가 아주 좋다.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이 도파민 작용제(dopamine agonist)이다. 이 계열 약물로 80~100% 환자에게서 증상이 완전히 조절된다.

하지만 고용량으로 오래 복용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증강 효과(Augmentation)이 발생할 수 있기에 되도록 필요할 때만 적은 용량으로 먹어야 한다. 또한 감각 자극을 뇌로 전달되는 회로를 차단하는 알파-델타리간드 계열의 통증 조절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철분 결핍이 있으면 철분 보완 요법을 시행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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