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부양책 대신 굳건한 ‘시 1인체제’만 과시
2024-03-13 (수)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 중국 양회 폐막
▶ ‘국무원, 당 지도 아래 있다’
▶진핑에 권한 집중 명문화
▶미국과 패권경쟁 지속 의지
▶‘5%안팎’ 성장 대책에 관심
▶2분기 정책금리 인하 관측
시진핑(둘째 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1일 폐막했다. 국내외 관심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와 경기 부양책 등에 집중됐지만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권력 집중만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외교·국방 등 주요 분야에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중국 당국이 양회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한 지준율·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전인대 폐막을 앞두고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국무원조직법 개정안에는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당의 핵심인 시 주석으로 권한이 집중됐음을 명문화한 것이다. 실제로 시 주석은 양회를 통해 경제·국방·외교 등 전 분야 정책을 주도했다. 올해 양회에서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가장 강조한 ‘신품질 생산’은 지난해부터 시 주석이 강조한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의 핵심 전략이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군 통수권자인 시 주석은 7일 전인대 인민해방군·무장경찰부대 대표단 전체회의에서는 사이버 방어, 우주 분야, 인공지능(AI) 활용 등 첨단 국방 분야의 역량 강화도 주문했다. 시 주석이 지상 과제로 강조해온 대만과의 통일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를 방해하는 세력을 응징하겠다는 경고도 반복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의 압박이 계속되지만 중국도 우군을 늘려 국제 외교에서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국·일본 등 주변국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이번 양회에서 한중 관계와 중일 관계 등에 대한 언급은 없어 중국 외교에서 동아시아 주변국 외교의 우선순위 하락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중국이 시진핑 체제 아래 경제 성장 목표인 ‘5% 안팎’을 달성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적극적인 부양책 없이 지난해와 같은 목표를 설정한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열린 경제장관 기자회견에서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은 평균 7%로, 앞으로 더 내릴 공간이 있다”고 강조하며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당장 15일 발표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격 인하할 수도 있다. 늦어도 2분기 중에는 정책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밖에도 자동차·가전제품 등 오래된 제품을 새것으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이구환신’ 정책 등의 실행 방안과 코로나19 기간 지속된 세금 감면과 수수료 인하 등의 구체적인 규모도 조만간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10일 시 주석의 집무실이자 관저인 베이징 중난하이 남문인 신화먼으로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문턱에 걸려 중난하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으며 운전자는 곧바로 경호 인력에게 연행됐다. 양회 폐막을 앞두고 발생한 초유의 사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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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광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