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밀리 샤핑몰서 왜 새벽 2시까지 술 팔려 하나”

2024-03-11 (월) 12:00:00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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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플라자’ 리커 면허 신청 논란

▶ 주점·식당·스크린 골프장 등 심야 주류 판매 CUP 신청
▶일부 주민들 ‘반대’ 서명운동
▶상인들은 “몰 활성화” 반색

“패밀리 샤핑몰서 왜 새벽 2시까지 술 팔려 하나”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술 판매 리커 면허 신청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전경.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 샤핑센터 중 하나로 가족 샤핑객 중심 상권으로 자리잡은 ‘코리아타운 플라자(약칭 KT플라자)’에 술을 판매하는 업소 4곳이 신규 입주하기로 하면서 4곳 모두 일제히 주류 판매를 위한 ‘리커 라이선스’를 신청했거나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소들이 주류 판매를 위한 LA시 조건부 사용면허(CUP) 신청서에 술 판매 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늦은 시간까지 술을 파는 것을 문제삼으며 리커 라이선스 발급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코리아타운 플라자 관리사무소 측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이 샤핑센터에 컨템포러리 스타일 주점과 샤브샤브 레스토랑 및 한식당, 그리고 스크린 골프장이 입주할 예정으로, 이들 4곳 업소 모두 주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의 구 ABC 플라자 자리에는 샤브샤브 레스토랑이, 그리고 3층 반대편에는 스크린 골프장이 입점할 예정이다. 또 다른 3층 빈 장소에는 한인타운 내 유명 한식당이 리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층(지상층)에는 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컨템포러리 주점이 오픈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이들 식당과 스크린 골프장까지 4곳의 신규 업소들 모두 주류를 판매할 계획인데 특히 2층의 주점의 경우 코리아타운 플라자 샤핑센터의 소유회사인 INI 인베스트먼트콥의 영 킴 대표가 직접 리커 라이선스를 위한 CUP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CUP 신청 서류에 따르면 지상층에 입주할 이 업소는 웨스턴 애비뉴에서 직접 입장할 수 있는 전용 출입구와 샤핑센터 외부 야외 테이블 등을 설치해 젊은층과 비한인 고객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측은 샤핑몰의 활성화를 위해 레스토랑이나 최신 유행하는 디저트 매장 등 요식업을 위주로 매장 유치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공실 유닛들이 거의 리스 계약이 이루어졌거나 계약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주거용 건물이 많은 주변 환경과 40년 가까이 패밀리 샤핑몰로 자리 잡은 코리아타운 플라자가 새벽 2시까지 술을 팔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건전했던 몰이 유흥을 위한 몰로 변화되는 것에 반대 한다”고 밝혔다. 코리아타운 플리자 내 리커라이선스 발급 반대 주민들은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에 중재를 요청하며 반대 서명지를 전달한 상태다.

반면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입점 상인들은 대체로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어 찬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상조회 관계자는 “올드타이머들의 방문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찬성한다”고 전했다.

이 업주에 따르면 근래 코리아타운 플라자는 예전과 달리 젊은 층과 타인종 방문객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의 필요에 맞추기 위한 변화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주는 “물론 샤핑몰 내 상인들이 100%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샤핑몰 내 방문자 수가 늘어나면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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