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가 잇단 악재로 급락하면서 이틀간 시가총액이 100조 원 넘게 증발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독일 등에서 연달아 악재가 쏟아진 탓이다.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3.93% 내린 180.74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7.16% 떨어진 데 이어 이날에도 4% 가까이 내리면서 주당 180달러선도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틀간 증발한 시총 규모만 760억 달러(약 101조원)에 이른다.

이날 주가 하락에는 테슬라의 독일 공장인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사보타주(파괴 공작)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오전 5시 15분부터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가동이 중단된 이 공장은 적어도 다음 주 초까지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 날 하루에만 1000대의 차량이 완성되지 못했으며, 이번 정전으로 인한 손실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보타주를 계획한 범인은 좌익 극단주의 환경단체인 불칸그루페(화산 그룹)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베를린 기가팩토리 확장을 추진해 왔으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엑스)에 “지구상에서 가장 멍청한 환경 테러리스트들”이라며 “화석연료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차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은 극도로 멍청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중국 상하이 공장의 2월 출하량이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올해 테슬라는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약 27%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비야디(BYD)에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뺏겼을 뿐 아니라 당분간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마약 파티와 각종 소송전에 연루되는 등 오너 리스크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