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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백혈병, 류마티스 질환으로 종종 오인”

2024-03-07 (목)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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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소아청소년암은 성장·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발생해 고액의 치료비와 장기간의 치료 시간이 걸려 더 힘들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소아청소년 백혈병이다.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한 대처와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개념과 증상, 치료법까지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게 들었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이란.

국내에서는 통상적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이 걸리는 암을 소아암 혹은 소아청소년암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대략적으로 1,200~1,500명에서 소아암이 발생한다.


소아암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소아청소년 백혈병이다. 2020년 기준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372명이 새로 진단됐으며 9세 이하에서 193명, 10~19세에서 179명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발생한 혈액세포 기원에 따라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보통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70~80%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으로 나타난다.

-발생 원인은.

백혈병 세포는 대부분의 경우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기인하며, 세포 내 유전 물질인 DNA의 돌연변이나 염색체 구조 및 수 이상 등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루어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된 것이다.

성인암이 대부분 담배나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소아청소년암은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병 예측이 어렵다.

암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10% 내외에서 밝혀지고 있고, 이온화 방사선·벤젠·중금속 등의 화학약품 등이 백혈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소아청소년암 발생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어 확률적인 요소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백혈병 세포는 조절되지 않고 끝없이 증식해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날 골수 공간을 차치한다. 이로 인해 정상 혈액 기능이 감소해 빈혈로 인한 창백, 운동 능력 감소,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경향, 쉽게 드는 멍, 정상 백혈구 감소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증식된 백혈병 세포가 뇌·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 간, 비장, 림프선, 고환 등에 침범해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백혈병 세포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했을 때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드물게 뇌압 상승으로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밖에 다리·허리 통증 등 뼈 통증이 심하게 생길 때도 있으며, 이로 인해 정형외과적 질환이나 류마티스 질환으로 종종 오인되기도 한다.

-진단 및 검사는 어떻게.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진단은 성인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골수 검사가 필수적이다. 골수는 딱딱한 뼈 안에 위치한 조직인데, 조혈 작용을 하는 골수가 많은 부위는 두개골·척추뼈·갈비뼈·골반뼈 등이 있다. 이 중 골수를 채취하기에 가장 안전한 부위는 골반뼈다.

성인은 주로 엎드린 자세로 뒤쪽 골반으로 검사를 진행하지만,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진정제 사용과 관련해 호흡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똑바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앞쪽 골반을 이용해 골수를 채취하기도 한다.

골수 검사는 골반뼈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통증도 비교적 수일 내 회복된다. 다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진정제 사용 시 생길 수 있는 호흡 관련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치료법은.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퍼지는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는 다른 고형암과 치료 접근이 다르며, 초기 응급 상황이 많아 발견과 동시에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주요 치료법은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이다. 침범 여부에 따라 항암제가 잘 통과하지 못하는 중추신경계나 고환 등 국소적인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초기 6~10개월 정도 집중 치료 후 높지 않은 강도로 유지 치료를 진행해 전체 기간을 2~3년 지속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다만 백혈병 특성이 나쁘거나 초기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예후(치료 경과)가 나쁠 것으로 판단되면 약물을 더 강하게 쓰거나 흔히 골수 이식이라 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급성 B 림프모구 백혈병의 경우 다양한 면역 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에는 치료하기 힘들었던 재발/불응성 환자 치료가 일부에서 가능해졌다. 부작용이 덜한 치료적 접근을 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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