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IRS, 세금 보고 안 한 소득자들 잡아 낸다”

2024-03-04 (월) 남상욱 기자
크게 작게

▶ 세금 누락과 탈루 적발 일환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납세자

▶ 12만명에게 1차 경고서한 발송
▶370만명 체납자도 세금 추징

“IRS, 세금 보고 안 한 소득자들 잡아 낸다”

고액 소득자 중 세금보고를 하지 않고 세금을 탈루한 납세자들에게 경고 통지문을 발송하면서 IRS의 체납 및 탈루 세금 징수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로이터]

연방 국세청(IRS)이 40만달러 이상 고액 소득자 중 세금보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한 관행에 칼을 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IRS의 감사 활동이 잠시 중단되면서 고액 소득자를 중심으로 세금보고와 관련해 불법을 저지르는 사례가 급증하자 IRS는 탈세나 탈루 납세자 색출을 위한 감사 활동을 강화해 세금 징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IRS는 연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 납세자 중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에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12만5,000명에게 세금보고 미이행에 따른 경고 통지문 발송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IRS는 급여 소득자에게 발행되는 W2 양식과 자영업자와 독립계약자의 소득을 나타내는 1099 양식을 전수 조사해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고액 소득자들을 가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12만 5,000명 중 100만달러 이상 고액 소득자가 2만5,000명이고 10만명은 40만달러에서 100만달러 미만 소득자들이다.

대니 워펄 IRS청장은 “이번 IRS 조치는 세금보고를 하지 않아 세금 포탈 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첫 단계”라며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고소득자라면 실수를 바로잡을 최적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IRS의 이번 경고 통지문에는 조속히 세금보고에 나서 줄 것으로 강력하게 권고하는 한편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사유를 설명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WSJ은 전했다.

현행 세법상 세금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이행에 따른 벌금과 지연 이자가 부과되는 것은 물론 사안이 엄중할 경우 형사상 처벌도 받을 수 있다.

IRS는 이번 경고 통지문 발송을 시작으로 수천만달러로 추정되는 누락 세금을 추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금보고 자체를 하지 않아 이들 고액 소득자들의 탈루 세액 규모는 아직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IRS가 탈세나 탈루 세금에 대한 감사 활동을 강화하게 된 데는 팬데믹 시기에 인력 부족으로 감사 활동이 잠시 중단되면서 탈세와 탈루가 증가한 탓이다. 당시 IRS는 인력 부족해 감사 업무는 물론 세금보고 미이행이나 미납 세금에 대한 경고 통지서조차 제때 발송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낼 세금과 거친 세금 사이에 차이가 나는 이른바 ‘택스 갭’(tax gap)이 커지자 정치 문제로 비화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나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IRS에 80억달러의 예산 지원되기에 이르렀다. 공화당 주도의 연방하원에 의해 80억달러 예산 중 20억달러가 삭감되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IRS는 낙후된 인프라 개선과 감사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체납 세금 징수 활동이 강화됐다.


최근 IRS가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세금을 연체한 납세자 370만명에게 미납세금독촉장(LT38),을 발송한 것도 체납 및 탈루 세금에 대한 징수 활동 강화의 일환이다.

IRS는 특히 전산망 확대와 개선된 탈세 적발 프로그램을 통해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세금이 미납된 경우, 탈세가 의심되는 세금보고 적발률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전산 프로그램 등을 통해 탈세 의혹이 제기된 납세자들은 IRS의 집중 분석을 받게 되고 이들 중 상당수에게 통지문이 발송되게 된다. 고의적이 아닌 실수로 세금을 적게 보고한 경우도 1차 전산망 감사를 통해 걸러진다.

공인회계사(CPA)와 세무 전문가들은 “IRS 통지를 받은 경우,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권고된다”며 “과거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다면, IRS의 통지를 기다리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금보고 의무를 이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