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투자 25억달러 ‘반토막’
▶코로나 이전 대비 60% 하락
▶ 압류 건수도 전월대비 72%↑
▶수요 감소에 가격 곤두박질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 애톰은 1월 전국 오피스 부동산 압류 건수가 653건이라며 1년 전에 비해 2배나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어 전국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으로 캘리포니아를 지목했다. 가주의 1월 오피스 상업용 건물에 대한 압류 건수는 181건으로 전월 대비 72%나 급증했다.
애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금융지원 조치로 감소했던 압류 건수가 이후 꾸준히 증가해 팬데믹 이전 수준 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낮은 수준의 고정금리로 돈을 빌린 건물주은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훨씬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도 가주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공실률 증가에 대출 상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 감소에 호가(리스팅 가격) 보다 못한 반토막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선 “LA 오피스 빌딩의 바겐세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가격 반토막 침체’가 오히려 오피스 부동산을 매입하기에 적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급락한 것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부동산 투자업체인 뉴마크(Newmark)에 따르면 지난해 LA에서 거래된 오피스 건물의 매매 규모는 25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에 비해 51%,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보다 63%나 줄어든 수치다. 그만큼 LA 오피스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매매 가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3건의 오피스 거래에서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반토막 침체’가 반영되어 있다. 부동산 투자업체 케네디 윌슨사가 글렌데일 소재의 오피스 건물을 6,000만달러에 매입했고, 이어 캐롤우드사는 LA 다운타운의 상징적 고층 빌딩인 에이온 센터를 스퀘어피트당 134달러인 1억4,780만달러에 사들였다. 마지막으로 하버 어소시에트는 웨스트우드의 오피스 건물을 스퀘어피트 당 271달러 가치에 매입을 했다.
이들 3건의 대형 오피스 건물들의 매입 가격은 실제 리스팅 가격의 50%, 심지어 60%까지 할인된 것이다.
50~60% 할인된 가격을 놓고 부동산 투자업체들 사이에선 LA 오피스 시장의 바닥 침체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 논란의 핵심은 LA 오피스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질 것인가이다. 하락하고 있는 오피스 건물 가치에 대해 ‘바닥 가격’을 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앞선 대형 오피스 건물의 매매 가격이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투자업계의 지적이다.
오피스 건물의 세입자 임대 상황을 나타내는 점유율은 건물 가격 책정에 또 다른 기준이 된다. 점유율 10%가 높으면 스퀘어피트당 50달러의 가치가 상승한다. 따라서 점유율의 차이가 거래 성사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부동산 투자업체들은 LA 오피스 건물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지금이 매입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3건의 대형 오피스 건물들이 차례로 매매된 것이 적기의 신호라는 것이다. 특히 공실률이 높은 B등급과 C등급의 오피스 건물들이 매입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한인 부동산 업체 대표는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로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가 나타나면서 LA 다운타운과 LA 한인타운의 유입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된 것이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주요 침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전망은 현재로선 불투명하지만 장기적인 투자 목적이 있다면 오피스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구입하는 적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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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