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잔액 12만달러로 늘어
▶42%가 주식형 편드에 투자
▶ 작년 뉴욕증시 상승세 수혜
▶개인은퇴계좌도 동반 상승
직장인의 퇴직연금인 401(k) 계좌 잔액이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가입자의 수가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401(k) 백만장자’가 급증한 것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의 호황으로 투자 주식 가치가 크게 상승한 데다 장기간 퇴직연금을 납부하는 ‘거북이형’ 가입자가 증가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27일 미국 최대 은퇴 플랜 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401(k) 계좌 가입자 중 100만달러 이상의 잔액을 보유한 가입자는 42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34만9,000명에 비해 20% 상승한 수치이고, 2022년 같은 달 28만320명과 비교하면 11.5%나 늘어난 것이다.
개인은퇴계좌(IRA) 백만장자 수도 지난해 9월 말 33만8,725명에서 12월 말 39만1,562명으로 늘었고 2022년 12월 말 28만320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퇴직연금 백만장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퇴직연금 보유액도 상승했다. 지난해 401(k) 계좌의 평균 잔액은 11만8,600달러로 전년 보다 14%나 증가했다. IRA 계좌의 평균 잔액도 지난해 11만6,600달러로 전년 대비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매체 CNBC는 401(k)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뉴욕 주식시장의 호황을 꼽았다. 401(k) 연금 자산의 42%는 주식형 펀드에, 31%는 디폴트옵션의 대표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되어 있는 만큼 증시의 등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행히 지난해 미국 증시는 호황을 누리면서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S&P 500 지수는 연 24%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43%, 다우 지수 역시 13%나 급등했다.
2022년 채권과 주식이 모두 하락하면서 401(k) 백만장자 수가 32%나 감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매달 높은 불입금을 납입하면서 장기간 퇴직연금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401(k) 백만장자 수를 끌어 올린 또 다른 동인이라고 CNBC는 전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401(k) 백만장자 중 3분의 1이 높은 불입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01(k) 평균 불입금은 고용주의 매칭 펀드를 포함해 급여의 13.9%였다. 이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권장하는 15%에 근접한 수준의 저축률이다.
또한 401(k) 백만장자의 평균 계좌 보유 기간도 26년으로 나타나 장기간 불입금을 납입하는 게 주요한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401(k) 백반장자 중 거의 절반 가까운 수가 베이비부머 세대란 점이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증거가 된다.
장기간 401(k) 보유하기 위해선 가변성이 높은 주식시장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하게 불입금을 납입하면서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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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