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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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든 건 핑계다

2024-02-27 (화) 김준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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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철 시인의 한 문장의 생각

참 유독 치열했던 몇 주간의 여정이었다. 2023년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지난 1월 12일 개최되어서 2월 10일 마무리 되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은 64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E조 그룹으로 달렸다. 총 24개 아시아 국가가 참가하였고 한국은 11번째 출전이자 7연속 출전이었다.

24개국 출전으로 각 그룹에서 2위 안에 들면 16강에 진출하고 3위 중에서도 성적이 좋은 4개 국가는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한 그룹으로 설전을 펼쳤고 그룹 2위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8강을 지나 요르단과의 4강 전에서 안타깝게 2:0으로 패하고 말았다.한국은 4경기 후반 추가 시간 득점이라는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호주 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황희찬이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뜨렸다. 조별 리그 2차전 요르단전에서 상대 자책골, 3차 말레이시아전 손흥민 페널티킥 골, 16강 사우디전 조규성 헤더 골 이어 언급한 호주전까지 모두 후반 추가 시간에 기록된 골이었다.

위에 문장은 손흥민 선수가 호주전을 2-1 역전승으로 이끈 후에 인터뷰에서 한 말이었다.누구도 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힘들지 않았다 고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쨌든 우승을 목표로 할 만큼 최강의 전력을 가진 한국팀은 4강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아시안컵으로 한국 축구를 좀비 축구라 부르는 별명이 생겼다. 질 것 같은데 절대 지지 않고 승부를 뒤집어버리는 근성의 축구를 나타내는 말이다. 필자는 이 좀비 축구라는 별명도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도 자랑스럽기보다는 안쓰럽고 아린 느낌이 더 큰 것 같다. 아시안컵 초반 한국경기를 보면서 클리스만 감독에 대한 혹평부터 각 선수의 크고 작은 실수들까지 많은 팬을 비롯하여 언론까지도 드잡이 해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과 경기 운영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어떤 이들은 선수의 머리 길이까지 운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러 운동에 대해 우리의 삶과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축구는 자주 그런 비유의 대상이 된다. 좋은 이해의 예가 될 수는 있겠지만 과연 정말 우리의 삶이 이러저러한 운동과 비슷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보통 그런 예를 드는 것은 이번 아시안컵 한국의 경기처럼 경기를 뒤집었을 때 벌어진다. 즉, 실제로 그 상황이 삶의 경우의 수와 합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에서 의 희망 사항처럼 경기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때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의 못 이루어진 현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간절함이 표출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기에 선수들은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독립 투사처럼 국가를 위해 국민의 눈치를 보며 언론의 소리에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기량으로 혹은 때때로 그 이상의 감사함으로 경기장을 달릴 수는 있지만, 설령 바라는 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고 해도 그마저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신의 팀에서 자신의 삶에서 그 가치를 만들어내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그렇게 너무 간절하고 절실한 텐션으로 그 하나하나에 평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경기는 또 있고 우린 또 응원하게 될 테니까……

나라를 위해 뛰지만 힘든 것은 힘들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응원과 박수가 분명 그것을 조금은 사명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손 선수도 그런 마음에서 이야기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삶 역시 우리 자신의 응원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김준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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