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2-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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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lanie Safka (2) Ruby Tuesday

정태문의 팝송산책
1971년 어느날 우연히 Melanie의 노래 ‘Ruby Tuesday’를 처음 듣고 필자는 한동안
멍해버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을 체험한 후 내뱉는 인생 경험자의 조언 같았다. 때로는 부드럽게 그러다가 절규하듯 외치는 그녀의 음성에 온몸이 전율을 느꼈다. 그 후 부터 그녀의 열혈 팬이 되었고 인생을 달관한 그녀의 목소리에 필자는 그녀의 나이를 40대 후반으로 예측하고 프로필을 찾아 보았다. 놀랍게도 당시 그녀의 나이는 불과 23세. 20대 초반의 나이에 그렇게 중후하고 심오한 소리를 낼 수 있을 까? 감탄하면서 그녀의 매혹적인 목소리에 젖어들었다.

‘Ruby Tuesday’는 영국 출신 보컬 그룹 ‘The Rolling Stones’가 1967년 발표하여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곡이다. 이 노래가 탄생하게된 계기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같다. Rolling Stones의 리더 기타를 담당하고있는 ‘Keith Richards’는 연인 ‘Linda Keith’가 기타리스트인 ‘Jimmie Hendrix’에게 가버린 후 한동안 실의에 빠졌다. 어느날 로스앤젤레스 공연차 모텔에 머물고 있을 때 혼자 창가에 앉아 가 버린 연인을 그리워하며 그 심정을 종이에 적었다. 우연히 그 쪽지를 본 동료 ‘Brian Jones’가 그것에 멜로디를 붙여 만든 것이 바로 ‘Ruby Tuesday’였다. 발표 후 국내에서는 이 노래의 반응이 예상보다 적었다. 그러나 3 년 후’ Melanie’ 의 노래로 소개되자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FM 라디오 단골 메뉴로 등장하여 많은 팬을 확보했다. 연인이 떠난 ‘Linda Keith’ 는 그 당시 무명이있던 새로운 남친을 유력인사에게 소개를 하여 당대의 최고 기타리스트로 만들었다.

‘Ruby Tuesday’의 가사 내용은 : “그녀는 어디서 부터 왔는지 결코 말하지 않을 거예요. 과거는 사라져도 개의치 않을 거예요. 햇빛이 밝은 동안 이나 가장 어두운 밤에도 그녀가 오고간 것을 아무도 모를거에요. 잘 가요 루비 튜즈데이! 과연 누가 당신에게 이름을 불러 줄수 있을까요. 날마다 날마다 그대가 변한다해도 전 당신을 그리워 할 겁니다. 왜 그녀가 그토록 자유를 원하는지 묻지 마세요. 아마 그녀는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대답할 겁니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삶을 위해 그리고 어떤 댓가를 겪는다해도 아무것도 잃지 않는 그러한 삶. 사슬에 묶인 생활을 견딜 수 없을 겁니다. 난 그녀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네. 꿈이 사라지기전에 잡아라. 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항상 죽어가는 것과 다름없다네. 인생은 불친절하지 않나요. 잘 가요 ‘루비 튜즈데’이 당신이 날마다 변한다해도 난 당신을 그리워 할 거예요.”


가사의 마지막 부분 ‘인생은 불친절 하지 않나요 ‘ 이 대사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나의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는가? 자신의 전부였던 그녀가 떠난 이후 비통한 마음에 술과 마약에 취해 방황하며 만든 노래 Ruby Tuesday는 이렇게 탄생했고 Rolling Stones가 야심하게 준비하여 새로운 시도를 했다. 도입부에 삽입하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마치 플룻 같이 들리지만 플룻이 아니다. 그건 Alto Recorder이다. 플룻과 소리가 똑같아 모두가 플룻으로 연주한 걸로 알고있다.
속박된 인생을 버리고 자유로운 히피 생활을 동경하여 떠난 여인을 애타게 그리며 만든 노래 ‘Ruby Tuesday’ 는 ‘Melanie’ 마음을 사로잡아 그녀의 애창곡이 되었다. ‘Melanie’ 그녀 자신 또한 모든 속세에서 벗어나 하늘에 나는 새처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그녀의 철학과 잘 맞아 그녀가 늘 가까이 한 것 같다. 또한 이 노래를 부를 때 마다 갖고 싶은 무한한 자유를 스스로 동경하면서 카타르시스를 해소 하는 것 아닐까?

Rolling Stones 와 달리 ‘Melanie’ 는‘Ruby Tuesday’를 통기타 한 대를 사용하며 레코딩을 끝냈다. 허지만 어딘가 부족한 부분을 그녀는 특유의 음성과 창법을 파트 마다 구사하여 완벽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음반 판매가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팬들은 완성도가 높은 명판으로 꼽고있다. 이 노래를 만든 계기를 부여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기타리스트인 ‘Jimmie Hendrix’는 인타깝게도 1970년 약물 남용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랜만에 Melanie CD를 찾아 그녀의 걸작품인 ‘Ruby Tuesday’ 를 감상한다. 그리곤 그녀의 체취를 통해 그녀에 대해 그리움을 만끽할 준비가 되어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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