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MI 35 이상 ‘고도 비만’이라면 비만대사수술이 효과적

2024-02-2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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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를 말한다(대한비만학회). 특히 BMI가 35㎏/㎡ 이상이면 ‘고도 비만’이라고 한다.

‘고도 비만’이라면 ‘비만 대사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미국립보건원). 다행히 고도 비만 치료를 위한 비만 대사 수술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비만 대사 수술이란.


음식 섭취와 흡수량을 줄여 비만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기저 질환 발병 위험 등을 낮춰주기 위해서다. 질병 치료 수술이기에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에 지방 흡입 등 미용 치료와 다르다.

비만 대사 수술은 기본적으로 위를 자르거나(위소매절제술) 우회하는(루와이위우회술) 방법으로 위 용량을 줄이고 흡수율을 낮춰 비만 환자가 쉽게 적게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많이 먹지 못해 아쉽거나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걱정하는 환자도 있지만 실제론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들기에 이것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위 크기가 돌아오나.

수술 후 2~3년 정도 지나면 평균 1회 식사량은 1인분의 70~80% 수준이다. 혹시 1~2인분 이상 과식할 수 있다면 이는 무언가 이상이 발생한 것이기에 검사가 필요하다. 즉 과식으로 인해 살이 다시 찌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비만 대사 수술을 하면 살이 절대로 다시 찌지 않는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 적게 먹어도 고칼로리 음식이나 달달한 과자, 음료,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다면 살이 다시 찌게 된다.

물론 대부분은 좋은 식습관을 유지해 체중 감량 효과가 오래 유지되므로 ‘나는 수술해도 식습관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을 거야’라는 걱정으로 수술에 막연한 거부감을 가질 이유는 없다. 비만 대사 수술 후 10~20년에 걸친 장기 추적 연구 결과, 수술 환자의 심혈관 질환 합병증이나 사망률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비만 합병증 있는 환자도 수술할 수 있나.


비만 대사 수술은 당뇨병을 앓는 비만 환자도 효과가 좋기에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수술할 수 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체질량지수(BMI) 27.5㎏/㎡ 이상일 때 해당된다. 몸이 마른 당뇨병 환자가 아니면서 약이나 인슐린만으로는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30~40대 당뇨병 환자는 식습관 변화에도 잘 적응하고 체중 감량도 쉽게 할 수 있어 결과가 좋으며, 젊을수록 췌장 기능이 잘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당뇨병 개선 효과도 더 크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임기 비만 여성도 이 수술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수술 후 몸무게가 충분히 빠지기 전부터 호르몬이 변화하며 생리 주기가 돌아오고 가임력이 개선된다. 주의할 점은 비만 대사 수술 후 1년 동안은 먹는 양이 적고 체중이 많이 빠지기에 태아 건강을 위해 임신 시도는 최소 수술 1년 후에 하는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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