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라웨어주 법원 ‘테슬라 74조원 보상 스톡옵션 무효’ 판결에 불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로이터=사진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옮겼다.
머스크는 지난 14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스페이스X가 법인 설립 주(state)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겼다!"며 "만일 당신의 회사가 아직 델라웨어에 설립돼 있다면,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주로 옮길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이 게시물에 텍사스주 당국이 발급한 스페이스X의 법인 등기 서류 사진도 게시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법인 소재지도 델라웨어주에서 네바다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델라웨어주에 반감을 품고 자신이 세운 법인 등기를 속속 이전하는 것은 지난달 말 델라웨어주 법원이 내린 판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테슬라 소액주주가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를 상대로 낸 560억달러(약 74조원) 규모 보상 패키지 승인 무효 소송에서 이사회와 머스크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받은 56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뱉어낼 위기에 처해 있다.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이 보상안을 승인할 당시 머스크가 사실상 테슬라를 지배했으며, 이사회의 결정 과정에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 직후 머스크는 X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드러냈으며, 주주 투표를 통해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럴링크와 스페이스X는 비상장기업이어서 법인 소재지를 옮기기가 수월하지만, 테슬라는 상장기업이어서 주주 투표 등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린다.
델라웨어주는 기업 친화적인 법률과 주 법원에서 오랫동안 축적한 판례로 기업 이사회나 경영진을 강력하게 보호해 온 덕분에 법인 설립을 원하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해온 지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