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NG 수출 규제’ 고비 넘을 경우 아시아 수출 대폭 증가 전망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린 미국의 화석연료 업계가 태평양에 접한 멕시코 항구에 수출시설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업체들은 각자 계획 중인 멕시코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 완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멕시코 서부 항구에 수출 시설이 들어설 경우 텍사스 등 미국 내륙 지역과 연결된 가스관으로 옮긴 LNG를 운송선에 실어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미국의 주요 수출 대상은 유럽이다.
LNG 수출항구도 모두 대서양 지역에 건설됐다. 이 때문에 파나마 운하를 거쳐야 하는 아시아행 수출물량은 물류비와 시간 등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미국의 LNG 수출물량 중 아시아의 비중은 20%대에 불과한 것도 물류비와 시간 등의 제한 요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LNG 업계가 태평양 수출 경로를 확보하게 된다면 아시아의 에너지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7개의 LNG 수출 항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계획대로 5개의 수출 항구가 추가로 건설된다면 미국의 LNG 수출물량은 향후 4년 이내에 두 배로 불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문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LNG 수출 규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LNG 수출시설 신규 건설 승인 중단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업계를 긴장시킨 것은 '이미 승인을 받고 공사가 진행 중인 수출시설도 완공 시점을 지키지 못할 경우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다.
미국 정부에 재승인을 신청해도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LNG 수출항구 건설을 추진 중인 싱가포르 업체 LNG 얼리언스 측은 "건설 계획에 참여하려고 했던 아시아의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2028년까지 항구를 완공하지 못하면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부 업체들은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5개의 수출항 중 가장 규모가 큰 멕시코 퍼시픽 항구의 경우 재승인 신청이 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승인 만료 시점은 내년이지만,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일정에 맞춰 완공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에너지 업계의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규제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여부가 대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스업계 정보조사업체인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에밀리 매클레인 부회장은 "LNG 수출국인 카타르와 호주가 반사이득을 얻게 됐다"면서 "이미 건설 승인을 받은 미국 업체들도 한숨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