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추 원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화석연료 규제 강화 대비 차원
미국 에너지 업체들이 대형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다이아몬드백 에너지가 미국의 경쟁 원유 시추업체인 엔데버 에너지 리소시스를 인수·합병(M&A)한다고 보도했다.
엔데버 에너지는 미국의 주요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의 퍼미언 분지에서 가장 넓은 시추지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다.
합병 후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1일당 약 81만6천 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시가총액은 530억 달러(약 70조6천억 원)에 달하게 된다.
퍼미언 분지에서 셰일 오일을 추출하는 미국의 에너지 업체들은 한 때 폐업 직전에 몰리기도 했지만, 기술 발전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유 가격 급등에 따라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근 수년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업체들이 몸집 키우기에 나선 것은 각국이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규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종 규제 도입과 강화로 원가가 상승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원유 시추의 경우 시추 지역이 넓어질수록 원가가 떨어지는 특성 때문이다.
이번 계약을 위해 약 260억 달러(34조6천억 원)를 지불하기로 한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도 향후 원유 시추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가 원유 시추 원가를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가가 급등하거나, 원유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 부닥쳐도 사업을 이어 나갈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트래비스 스타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업계에서 유력한 선두 주자들이 하나로 합쳐 강력한 석유기업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