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궁근종, 대부분 무증상이지만…‘5가지 증상’ 있다면 의심해야

2024-02-06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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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40대 가임기 여성 3명 1명에게 발생

여성은 대부분 딸에서 아내로, 또 엄마로 성장해간다. 이때 필연적으로 겪는 과정이 임신과 출산이다. 임신과 출산은 자궁(子宮)에서 이뤄진다.

그만큼 자궁은 여성에 있어 중요한 신체 부위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여성을 상징하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자궁은 서양배 모양의 근육 조직으로 길이는 7.5㎝, 폭은 5㎝, 두께는 2.5㎝로 여성의 주먹 크기와 비슷하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딱딱한 덩어리가 된 것을 말한다.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견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자궁체부근종과 자궁경부근종으로 나뉜다. 자궁체부근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상당수는 별다른 자각 증상 없이 평생을 지내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2년 61만5,883명으로 60만 명을 넘었다. 2020년 51만4,260명으로 처음 50만 명을 넘은 이래 불과 2년 만에 10만 명가량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2만7,921명(37.0%)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9만2,060명(31.2%), 30대 10만2,895명(16.7%)으로 전체 환자 10명 중 8~9명을 30~50대가 차지했다. 20대 환자도 1만8,010명(2.9%)으로 하루 50명 정도가 병원을 찾았다.

송희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최근에는 20대 여성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자궁근종은 특히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미리 치료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했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증상은 환자의 25%에게서 나타난다. 주증상은 생리 과다, 골반 통증, 변비, 빈뇨 등이다.

생리 과다가 가장 흔하고, 근종이 어느 정도 커지면 골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간혹 근종 크기가 아주 크면 아랫배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특히 전체 불임 환자의 3% 정도는 자궁근종 때문에 생리량이 많아지면서 생리통이 심해진다.

자궁근종은 골반 내진 검사, 골반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진단하는데 골반 초음파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근종 수, 크기와 위치, 조직 유착 여부, 증상 유무, 가임기 또는 폐경기 여부에 따라 보존적 요법, 호르몬 요법,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자궁근종이 빠르게 자라지 않는다면 정기검사를 통해 지켜보면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자궁근종절제술, 자궁절제술, 약물 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송희경 교수는 “자궁근종만을 제거하거나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개복 수술 대신 로봇이나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고, 특히 단일공 로봇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흉터가 안 보이는 장점이 있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자궁근종 의심할 수 있는 5가지 증상

- 생리량이 많아지면서 어지러운 증상이 동반된다.

- 불규칙적인 출혈이 있거나 생리통이 심해진다.

-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변비가 생겼다.

- 아랫배가 묵직하고, 만져지는 것이 있으며, 밑이 빠질 것 같은 증상이 있다.

- 성관계를 할 때 통증이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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