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콧물·코 막힘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해 구분 어려운 ‘이것’

2024-01-3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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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부비동염, 부비동과 비강 점막 염증으로 발생

A씨는 콧물과 코 막힘, 기침 증상으로 감기약을 먹었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평소 알레르기비염을 앓고 있었지만 예년과 달리 오랜 기간 증상이 지속되면서 집중력도 떨어지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줘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감기가 아닌 ‘비부비동염’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 얼굴 뼛속에는 광대뼈 내 각각 위치한 상악동, 코 양쪽에 있는 사골동, 눈썹 위쪽에 각각 있는 전두동 등 빈 공간을 뜻하는 부비동이 존재한다.

부비동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며 목소리 공명이나 비강 내 압력 조절, 마신 공기 온도 및 가습 조절 등의 역할을 한다. 부비동은 작은 통로를 통해 콧속 비강으로 이어져 외부 공기를 통해 콧속을 환기시키며 분비물을 자연스럽게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세균 및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점막이 붓거나 콧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고여 비부비동염이 발생한다.


비부비동염은 머리뼈 안에 위치한 부비동과 비강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흔히 ‘축농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부분 비염 발생 없이 단독으로 부비동염만 생길 때가 거의 없어 비부비동염이 정확한 표현이다.

비부비동염은 콧물·코 막힘과 함께 코나 부비동에서 발생된 다량의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後鼻淚·postnasal drip syndrome), 안면 통증, 후각 감퇴 등이 주증상이다. 두통, 귀 통증, 치통, 입 냄새, 기침, 피로감, 발열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주증상과 비강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필요하면 X선 촬영, 내시경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비부비동염은 증상이 발생한지 4주 이내일 때인 급성 비부비동염, 4~12주인 아급성 비부비동염, 1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비부비동염으로 나뉜다.

대부분 항생제 등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만 만성으로 악화하면 약물로도 호전되지 않거나 안와(眼窩) 혹은 두개 내 염증으로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만성 비부비동염 증상은 다양하고 특징적이지 않다. 급성 비부비동염과 달리 전신 증상이나 통증을 동반하지는 않고 점액성 또는 점액농성(누렇고 끈적거리는) 콧물, 코막힘, 후비루(콧물이 코 뒤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증상), 후각 장애, 기침 등이 나타난다.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조명준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비부비동염은 비염이나 감기 등과 증상과 비슷해 감별하기 쉽지 않으므로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방치하다간 천식, 기관지염, 안면부 봉와직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간혹 비부비동염 치료를 위해서 코를 세척하기도 한다. 김창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비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우리 몸의 염분 농도와 같은 0.9%의 생리 식염수로 하루 두 차례 코를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리 식염수는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약국에서 사면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한 “염화나트륨을 약국에서 구매한 뒤 정수된 실온의 물에 잘 섞어 사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생리 식염수 대신 다른 용액을 사용하면 코 점막이 손상될 수 있다. 코 세척기는 열탕 소독을 자주 해야 한다.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 감염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코 세척을 할 때 너무 세게 하면 생리 식염수가 귀로 넘어가 중이염이 생길 수 있고 평소 코피가 자주 난다면 코 점막을 자극해 코피가 날 수 있다.

비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개인 위생 관리 ▲감기 등 호흡기 질환 주의 ▲실내 적정 온도·습도 유지하기 ▲실내 청결 및 환기 ▲담배연기·화학물질 노출 주의 등을 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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