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 대선에 공화당 주자로 경선에 임했다 사퇴한 비벡 라마스와미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인재다. 생물학 학사 출신으로 엄밀히는 30대 후반의 정치 신인이다. 불혹의 40을 바라보는 젊은 피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경선 초기에 상승세를 타며 돌풍을 일으켜 트럼프 독주로 밋밋한 선거판에 신선함을 제공했었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 역대 대통령 중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아마 존 F. 케네디일 것이다. 그는 20세기 세계 역사에서 가장 인기 많던 젊은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비극적 사망소식을 접한 전 미국인들은 망연자실했었다.
미국 제35대 대통령인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는 1917년 5월29일 탄생해서 1963년 11월22일에 사망한 단명 정치인이다. 케네디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후손이다. 조상들이 19세기에 아일랜드에 닥친 대기근을 피해 미국에 왔다고 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남태평양에서 해군 장교로 근무했기 때문에 대통령 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병역문제도 전혀 없었다.
전쟁에서 돌아와 1948년부터 1953년까지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1961년부터 1963년까지 대통령으로서 짧은 기간 재임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떠났다.
미 전역에는 뉴욕의 케네디 국제공항, 워싱턴의 케네디 센터 등 그의 이름을 딴 학교와 시설들이 즐비하고, 그의 모교인 하버드 대학에는 행정 전문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이 있다.
그런데 요즘 한국정치계에도 원조 케네디를 표방하는 인물이 있다. 이번에 새로 창당된 개혁신당의 이준석 당대표. 그는 헌정사상 처음 30대 전 국민의 힘 당대표였다. 그는 서울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진학했다 중퇴하고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 그가 정치적 감각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과학고 시절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할 때부터였다고 한다.
그가 지금 한국정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질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아예 소속당을 탈당, 단시간에 신당을 만들어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난 후 겪은 모멸감 때문일까. 어쨌든 기성정치인들이 그의 정치브랜드인 개혁신당이라는 깃발아래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아직 불혹의 나이가 채 되지 않은 그가 꾸준히 여당 지도부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올 수 있었던 이유는 2030 남성들과 젊고 창의적인 정치를 원하는 다양한 연령의 유권자들 때문 아닐까.
총선을 앞두고 2030과 중도층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는 그 요구조건에 맞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의 젊은 정치인을 찾다 없자 40대 검사출신 한동훈을 낙점하고 나섰다. 한순간에 국민의 힘당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한 전 법무부장관 한동훈은 지금 마치 전국유세를 나선 대선후보처럼 활보하고 있다.
조사결과 최근 젊은 세대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정치인은 한동훈 전 장관이라고 한다. 그는 국민의 힘에 비판적인 2030 여성층에도 인기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들은 특히 한동훈의 패션 스타일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최강점 하면 여의도 정치를 타파하는 파격적 언행과 대중적인 인지도일 것이다. 그러나 친 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윤석열의 아바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가 만약 현 정권과 선긋기를 못하는 그런 정치지망생의 행보를 보인다면 케네디처럼 전국민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40대 기수론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3김씨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히트문구였다. 1969년 당시 42세의 4선 김영삼 신민당 의원의 저돌적인 행보가 50년만에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준석일까 한동훈일까, 아님 또 다른 젊은 기수가 나올까. 순살국가 한국에 능력 있고 깨끗한 젊은 피가 필요하다는 명제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만큼 기성정치인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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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뉴욕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