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면책특권 주장에 항소법원 재판부 회의적”

2024-01-1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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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연방 대법원 갈듯

▶ 트럼프 음담패설 동영상
▶ 판사, 법정 재연도 허가

“트럼프 면책특권 주장에 항소법원 재판부 회의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워싱턴 DC 항소법원 히어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법정에서 대통령 임기 중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특권을 주장했지만 판사들의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

영국 가디언과 BBC 방송은 이날 워싱턴 DC 항소법원 판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에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항소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문제가 연방 대법원까지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해 구두변론에 참여했고 트럼프 측 존 사우어 변호사는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한 기소를 승인하는 것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들의 발언을 볼 때 트럼프 측 변호사의 변론이 얼마나 통할지 미지수다.


이날 항소법원 판사 3명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플로렌스 팬이 특히 면책특권에 회의적이었다고 BBC가 전했다. 팬 판사는 “대통령이 형사 기소에 대한 걱정 없이 자기 사면권을 팔고 국가 기밀을 팔고 네이비실(해군특수부대)에 정적 암살을 명령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사우스 변호사는 의회가 탄핵하지 않은 대통령에게 형사 절차가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판사 캐런 핸더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론에 대해 “법을 충실히 집행해야 하는 헌법적 의무가 형법 위반을 허용한다고 말하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특별검사팀의 제임스 피어스는 대통령직이 법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2021년 1월6일 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인 1·6 사태를 수사해온 연방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선거 진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사태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면책 특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기각해줄 것을 연방 법원에 요청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루이스 캐플런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담긴 2005년 연예방송 ‘액세스 할리우드’ 동영상이 다음 주 민사재판의 배심원단 앞에서 재연되는 것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패션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이 오는 16일 연방지방법원에서 시작된다.

재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 의혹을 반박하면서 “그 여자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이 다뤄진다. 캐플런 판사는 액세스 할리웃 동영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보는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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