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스라엘·하마스, 7일간의 ‘크리스마스 휴전’ 청신호

2023-12-2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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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인질 오인 사살에 비난 커지자 “인질 40명 석방 조건” 먼저 제안

▶ 하마스 지도자도 협상 위해 출국

이스라엘·하마스, 7일간의 ‘크리스마스 휴전’ 청신호

20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의 한 병사가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고 있다. [로이터]

7일간의 짧은 휴전이 끝나고 전투를 재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청신호가 잇따라 켜졌다.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던 이스라엘이 ‘인질 약 40명 석방을 대가로 한 일주일간 휴전’을 하마스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시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휴전을 입에 올린 건 처음이다. ‘전면적 휴전 없이는 인질 석방도 없다’고 천명했던 하마스 역시 물밑에서 협상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실상 양측 모두 휴전 협상 재개를 타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휴전이 타결되더라도 국제사회가 촉구하는 장기휴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도 여전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계속 쥐고 있다.


19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현지 주재 중인 80여 개국 대사들과 만나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을 위해 또 한번의 인도적 휴전과 추가적인 인도적 구호를 허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인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군사작전’이라던 기존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는 지난 15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자국 인질 3명을 오인 사살한 사건 탓이 크다. 이후 휴전 협상에 나서라는 국내외 압박이 더 커졌다.

하마스 소탕 작전을 줄곧 지지해온 미국의 입장 변화도 주효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찬성 또는 기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앞서 10월과 이달 초 두 차례의 휴전 촉구 안보리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의안 채택을 거부하면서 이스라엘 편에 서왔다.

하지만 미국도 달라졌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 해결을 지지하는 결의는 환영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과 결의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결의안 찬반 여부는) 최종안의 내용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인질 석방에 동의한다면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적 교전 중단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구체적인 협상 재개 정황도 속속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2명 등 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약 40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최소 일주일의 휴전을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TOI도 이스라엘 측이 여성, 노인, 병든 인질 등 30~40명 석방을 목표로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일시 휴전 당시 이스라엘 인질 105명이 풀려났지만, 여전히 129명가량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도 20일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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