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국제개발처 “내년초 한미일 인도주의 대화…인도적 재난 대응”

2023-12-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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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밀라스 국장 연합뉴스 인터뷰… “한미일, 보건안보·기술 등 분야 시너지”

"유사입장국(like-minded country)으로서 우리가 하는 일은 민주적이고, 시민사회와 함께하고, 책임감과 투명성을 지니는 것이 더 큰 경제성장을 위한 길이라는 점을 전 세계 파트너들한테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격인 미국 개발협력기관 국제개발처(USAID)의 미셸 수밀라스 정책기획학습국장은 개발협력 분야로까지 확장된 한미일 협력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수밀라스 국장은 지난 6일(한국시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권위주의가 부상하고 있고, 우리가 모두 뭉쳐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이 보편적 권리, 책임감, 투명성, 혁신 등 가치로 묶여있다고 언급했다.


한미일 정부는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에 따라 10월 처음으로 3국 차원의 개발협력 정책 공조를 논의하는 '개발·인도지원 정책대화'를 개최했다. 회의에선 각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전략을 배경으로 한 개발협력 정책 공조 등이 전반적으로 논의됐다. 차기 정책대화는 2025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수밀라스 국장은 이와 별도로 내년 초에 인도적 지원에 초점을 맞춘 한미일 '인도주의 대화'(humanitarian dialogue)가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기후변화나 다른 요인들로 인도적 재난이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우린 2024년 초에 있을 인도주의 대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과 다른 지역에서 인도적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3국간 시너지가 나는 분야로는 보건안보, 기술, 여성·평화·안보(WPS) 등을 꼽으며 내년에 해양 플라스틱, 디지털 기술, WPS 등 분야에서 개발협력 사업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미일 3국은 이미 서아프리카 가나에서 보건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밀라스 국장은 양자·삼자 개발협력 공조가 한국과 일본이 위치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돼있다면서도 "가나 사례처럼 아프리카 사업도 향후 우리 협력에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밀라스 국장은 1950년대만 해도 개발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젠 "우리와 함께 공유된 가치를 세계 각국에 전달하고 그들의 개발을 돕는 주요 개발협력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지난 9월 USAID를 통해 러시아 침공으로 농업에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에 500만달러 상당의 비료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이 만든 '농업 회복 이니셔티브-우크라이나(AGRI-Ukraine)' 프로젝트에 따른 것으로 양자 차원에서는 한국이 첫 기부국으로 나섰다.


수밀라스 국장은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많은 이들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우리뿐 아니라 한국에도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확충하는 등 개발협력 노력을 가속하는 데 대해 "(내년 임기를 시작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유사입장국으로서 매우 중요한 공여국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 양국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일 한미 개발협력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당시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올해 들어 한미 개발협력 담당부처 간 활발한 정책대화를 바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내 개발협력 분야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밀라스 국장은 개발협력이 수원국 상황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과 일본은 현지 주도 개발(locally-led development)에 대한 우리 요구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지의 문제점과 효과적 해결책에 대해선 현지 정부와 지역사회가 잘 안다며 "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개발협력 사업의 기획·이행·모니터링·평가 과정에서 이들의 참여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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