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후원 태평양 횡단
▶ 이민 선조들 출발지인 옛 제물포항 야외광장에 “역사적 가치 재조명”

본보 후원으로 이민 선조들의 항로를 거슬러 태평양을 건넜던‘이그나텔라’호가 이민 출발지인 인천내항(옛 제물포항) 광장에 육상 전시되고 있다. [인천시 요트협회 제공]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본보 후원으로 태평양을 건넜던 대양 항해용 요트 ‘이그나텔라’호가 이민 선조들이 떠났던 인천내항 8부두(옛 제물포항) 상상플랫폼 광장에 영구 전시돼 요트 횡단의 의미를 빛내고 있다.
12일 인천시 요트협회의 최경선 명예회장은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를 거꾸로 거슬러 태평양을 무사히 횡단했던 이그나텔라호의 용감한 도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8월 남진우 원정대장으로부터 요트를 매입한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측이 최근 이 배를 육상으로 옮겨 영구 전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그나텔라가 육상 전시되고 있는 이 지역은 1883년 제물포항 개항 이후 거주민들의 절반이 외국인이었을 정도로 가장 빨리 국제화된 곳이며, 1902년 당시 내리교회 신자들이 주축이 된 121명의 이민 선조들이 하와이로 출발했던 곳이기도 하다.
남진우 대장을 비롯해 유도열·박상희·조셉 장씨 등 4명의 원정대원을 싣고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이그나텔라는 1987년 요트제작 업체 티야나에서 제작했으며 길이 37피트, 중량 3만2,000파운드 크기의 대양 항해용(blue water) 선박이다. 요트 사이즈는 중간급이지만 중량이 무겁고 안전성이 높아 대양 횡단에 자주 사용된다.
지난 3월4일 LA 인근 마리나 델 레이를 출발한 이그나텔라는 거친 파도와 세찬 바람, 무풍지대 등 여러 난관을 뚫고 한인 이민사가 시작됐던 하와이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장소였던 사이판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인천까지 총 항해거리 9,500여 마일, 93일이 소요된 ‘연어의 귀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었다.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그나텔라호를 매입했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중·동구 등 인천시 원도심과 인천항 내항(옛 제물포항)을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미래형 도시로 구현해 인천의 미래 신성장 기반을 만드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지난 10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참석차 LA를 방문했던 유정복 시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매스터 플랜을 꼼꼼하게 수립하고, 임기 내에 인천시가 주도하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과 원도심을 부활시키는 동인천역 일원 전면 복합개발사업 착공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 요트협회는 이그나텔라호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은 육상전시 공간 앞에 부착한 안내판에 “이민선 갤릭호에 비할 수 없이 작은 요트로 폭풍우를 헤치고 때로는 무풍지대를 견뎌 낸 원정대원들의 도전은 고국을 떠나 시대적 역경에 맞섰던 이민자의 개척 정신과 닮았다. 태평양 횡단 요트를 이민 출발지 인천항에 전시해 자랑스러운 이민 역사를 기념하고자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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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