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이슬람단체 “한달새 1,283건 보고”
▶ “작년 줄었다 다시 늘어…전쟁 영향”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한 달 새 미국에서 반 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급증했다고 미 최대 무슬림단체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밝혔다.
CAIR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달 4일까지 약 한 달간 ‘도움 요청’과 ‘편견 신고’ 총 1,283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내용으로 평균 29일간 406건을 접수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3배 수준으로, 216%나 늘었다.
이는 2015년 당시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의 입국 금지를 요구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현재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미국 내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 급증에 영향을 줬다고 코리 세일러 CAIR 이사는 말했다.
CAIR는 미 전역 각 지부에서 보고된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을 취합, 모니터링하고 있다. CAIR는 지난해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1990년대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보고된 사건은 총 5,156건으로, 전년(6,720건)에 비하면 23% 적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다시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급격히 늘면서 기존 전망은 어긋나게 됐다.
CAIR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1년간 (반아랍·이슬람 혐오) 사건이 줄었다 해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희미한 희망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감소세를 지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CAIR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중재 노력을 촉구했다.
아울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이슬람 혐오가 커지자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도 반이슬람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일러 이사는 “정치인, 기업, 언론, 시민단체를 포함해 모든 미국인이 편견의 증가를 끝내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반이슬람 분위기가 확산되는 와중에 연방 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인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이 반 유대주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가 담긴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징계를 받았다.
지난 7일 연방하원은 민주당 소속 3선 의원인 틀라이브 의원에게 ‘견책’(Censure) 징계를 내리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4표, 반대 188표로 가결했다.
이번 견책 결의는 틀라입 의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과 관련해 지난 3일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 됐다.
이 영상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자들이 ‘강에서 바다까지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는데, 1960년대부터 팔레스타인 독립을 주장하는 여러 단체가 사용해 온 이 구호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하마스를 비롯한 극단 세력과 반유대주의 성향 인사들에게 ’강에서 바다까지‘는 이스라엘의 소멸을 뜻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의 인사들은 이 슬로건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종교와 인종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지니게 되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