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렌도 중학교 ‘e스포츠’ 매그닛 스쿨 화제

2023-09-29 (금)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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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앤소니 염 교장 주도…LA교육구 유일

▶ 게임 관련 코딩·디자인 등…미래직업 각광

베렌도 중학교 ‘e스포츠’ 매그닛 스쿨 화제

LA 한인타운 내 베렌도 중학교의 앤소니 염 교장이 2023-24학년도부터 개설된 LAUSD 최초의‘게임 개발 및 e스포츠 매그닛’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석인희 기자]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베렌도 중학교에 한인 앤소니 염 교장 주도로 LA통합교육구(LAUSD) 최초의 e스포츠 매그닛 프로그램이 개설돼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베렌도 중학교의 앤소니 염(43·한국명 염승환) 교장에 따르면 베렌도 스트릿과 11가에 위치한 베렌도 중학교(1157 S Berendo St.)는 이번 2023-24학년도부터 LAUSD 소속 중학교 최초로 ‘게임 개발 및 e스포츠 매그닛(Game Development and E-sports Magnet)’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베렌도 중학교를 이끌고 있는 염 교장은 나날이 줄어드는 학생수를 늘리기 위해 취임 첫해부터 매그닛 프로그램 개설을 고심했다고 한다.


염 교장은 “요즘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받는 교육만으로는 해당 산업 공부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e스포츠 직업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고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e스포츠 매그닛 프로그램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현재 LAUSD 소속 중학교 중에서 e스포츠 매그닛 프로그램이 개설된 곳은 베렌도 중학교 단 한 곳 뿐이다. 염 교장은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한 e스포츠 매그닛 프로그램은 30명의 6학년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며 “해를 거듭할 수록 매그닛 프로그램을 전 학년으로 확대해 180명 정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흔히 e스포츠라고 하면 게임을 좋아하는 남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e스포츠 산업 안에서도 코딩, 디자이너,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인 e스포츠를 어려서부터 공부하면 학생들이 미래에 직업을 가질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철균씨와 염상희씨 부부의 1남1녀 중 장남으로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 1992년 12세 때 LA로 가족 이민을 와서 쭉 한인타운에서 성장했다. 그는 “성장기를 보낸 한인타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베렌도 중학교 교장으로 취임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며 “베렌도 중학교를 좋은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게 저의 목표다”고 덧붙였다.

염 교장은 UC 어바인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UCLA에서 교육학 석사를 받고 링컨 고등학교에서 수학교사로 일을 시작했다.

라티노 학생이 대다수인 이스트 LA에 위치한 링컨 고교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의욕 등이 높지 않았으나, 염 교장이 수학교사로 부임한 뒤 지난 2016년 AP 수학 미적분 과목의 만점자를 배출하고 3년째 전원 시험통과를 이끌어내는 등 두각을 나타내 화제가 됐다.

당시 발표된 AP 수학 미적분 과목 만점자는 전 세계에서 12명이 탄생했는데, 링컨 고교는 80%가 라티노 학생들로 당시 21명이 염 교사가 가르쳤던 AP 수학을 택했고 만점을 기록한 세드릭 아게타(17)군을 비롯해 전원이 시험을 통과해 이 학교 최초의 AP 수학 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스토리는 당시 LA타임스와 NBC, US뉴스&월드리포트 등 주류 언론들이 잇달아 특집으로 보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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