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운 줄잇는 노상강도 혼자 길 나서기 겁나
▶ 미행강도도 빈발 주의
지난주 LA 한인타운의 피오피코 도서관 인근을 걸어가던 한인 여성 김모(40)씨 앞에 갑작스럽게 덩치가 큰 흑인 여성 한 명이 길을 가로 막고, 김씨에게 다짜고짜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깜짝 놀란 김씨는 들고 있던 지갑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사람들이 많은 윌셔 길을 향해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흑인 여성은 사라진 후였다.
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점심을 사러 나가던 중이었다”며 “대낮에 갑자기 누군가 길을 가로 막고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니, 이게 말로만 듣던 노상강도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날강도를 당할 뻔한 건 비단 김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한인 여성 이모(33)씨도 이틀 전 반찬가게 가는 길에 강도 피해를 당할 뻔 했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반찬가게 앞에 서있는 흑인 남성을 보고 겁을 먹은 상태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게에 들어가는 저에게 해당 남성이 돈을 달라며 말을 걸었다”며 “제가 반찬가게 안에서 반찬을 고르는 동안 그 남성의 친구들 두 명까지 합세해 문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나가면 뻔히 돈을 빼앗길 것 같아 가게 주인에게 부탁해서 경비 아저씨를 불러 달라고 했다”며 “경비가 오자 저를 기다리던 무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남가주 곳곳에서 떼강도 사건이 급증하는 가운데 길가를 걷는 행인을 대상으로 한 노상강도 사건도 줄지어 일어나고 있다. 경찰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인타운 인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유형은 소매치기와 같은 길거리 강도로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특히 과거 노상강도 피해자들은 대개 야간에 홀로 길을 걷다가 범죄 피해를 당한 반면, 최근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상강도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는 LA 한인타운의 보석상에서부터 행콕팍 고급 주택가까지 차량을 따라온 무장 미행강도에게 한인 보석업주가 1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금품을 털리는 사건까지 발생, 타운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한인타운에서 보석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업주로, 강도들은 그의 보석업소에서부터 행콕팍의 거주지까지 뒤를 따라가 미행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1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보석 등을 빼앗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들은 노상강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길을 걸을 때 휴대폰을 보지 말고 주변을 살필 것 ▲되도록 혼자 보다는 일행과 함께 걸을 것 ▲인적이 드문 곳은 피할 것 등을 조언했다.
LAPD 올림픽경찰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개인 재산 절도(personal theft) 피해는 총 938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1,018건 보다는 7.9% 감소했지만, 2021년 836건과 비교해 1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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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