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주 20대 3형제 포함
▶ 종교단체 가입 여성 감금, 살해후 차 트렁크에 유기
경찰이 공개한 범행 장소인 로렌스빌의 한 주택 지하실 모습. 바닥의 핏자국이 가려져 있다. [귀넷 카운티 경찰국]
한인 형제들과 15세 청소년이 포함된 남녀 6명이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특정 종교단체에 소속된 이들은 특히 피해자를 한 주택 지하실에 감금한 뒤 몇주간 굶기고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하는 엽기적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 경찰국은 에릭 현(26), 이준호(26), 이준현(22), 이가원(26), 이현지(25)씨와 미성년자인 이모(15) 군 등 한인 6명을 살인·감금·증거인멸·사체은닉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0시50분께 애틀랜타 인근 최대 한인타운인 둘루스의 J 사우나 외곽 주차장에서 은색 재규어 트렁크 안에 시신이 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용의자 중 1명인 에릭 현씨가 다른 이유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자 가족 중 1명에게 둘루스 J 사우나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에서 물건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고, 부탁을 받은 가족이 차량에서 수상한 냄새를 맡고 열어본 트렁크에서 시신을 발견한 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들. 왼쪽부터 이가원, 이현지, 이준호, 이준현, 에릭 현씨. [귀넷 카운티 경찰국]
경찰은 조사 결과 피해자가 20대 중반에서 30대로 추정되는 여성으로, 로렌스빌에 위치한 ‘그리스도의 군사(Soldiers of Christ)’라는 종교단체의 초청으로 올 여름 한국에서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입국한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들은 피해 여성을 로렌스빌 스테이블 게이트 선상의 주택 지하실에서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에릭 현씨의 재규어 승용차 트렁크에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동한 경찰은 시신을 확인하고 수사를 통해 로렌스빌에 있는 이씨 자택을 수색해 한인 여성이 살해된 현장인 지하실을 발견했다. 지역 언론이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지하실 바닥에는 핏자국이 가득했다. 후안 마디에도 경찰 대변인은 “지하실에서 몇주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구타를 당한 채 감금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용의자들 중 이준호·준현씨와 15세 청소년은 형제 관계로,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주택은 3형제의 부친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일한 여성 용의자인 이현지씨는 용의자 1명의 여자친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자가 발견 당시 몸무게가 70파운드에 불과했으며 시신이 발견되기 몇주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신은 발견 당시 부패가 심해 성별 구분도 어려울 정도였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특정 종교단체 소속이라며, 용의자 3형제의 부모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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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