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교 앞 텐트촌’ 학부모들 불만 폭발

2023-09-15 (금)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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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몬트 버질중학교 주변

▶ 노숙자들 방치 ‘교육위기’

‘학교 앞 텐트촌’ 학부모들 불만 폭발

14일 버질 중학교 앞 후아니타 스트릿 도로변이 온통 노숙자 캠프와 텐트로 가득 차 있다.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 버몬트길에 위치한 버질 중학교 인근에 불법 홈리스 텐트촌이 늘어져 있어 등하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NBC 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버질 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직원들은 “학교 앞 홈리스 텐트촌을 지나갈 때 마다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며 시당국과 교육구에 강경한 대처를 촉구했다.

버질 중학교에 자신의 자녀가 재학 중이라고 밝힌 세자르 고디네스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앞 텐트촌 홈리스들이 길가에서 노상방뇨를 하거나 벌거벗고 생활하는 등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앞 불법 텐트촌에서 홈리스들은 최소 2년 동안 거주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등하교를 할 때 마다 홈리스 텐트촌을 지나쳐야만 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학생의 어머니인 클라우디아 파라시우스는 “아이들이 혼자 텐트촌을 지나갈 때 특히 걱정이 된다”며 “게다가 학교에는 스페셜 에듀케이션을 받는 학생들도 있는데, 텐트촌이 위치한 장소가 그 학생들이 지나가는 문이어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LA에서 모든 학교와 데이케어 센터를 비롯한 교육기관 인근 500피트 이내에 홈리스 노숙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해 8월 통과됐지만, 여전히 홈리스 문제로 골치를 앓는 학교들이 많다. 조례안 시행 및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 이에 더해 홈리스 텐트촌 철거와 관련해 인권 문제로 경찰이 강제력을 행사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LA시 대변인은 “버질 중학교 앞 텐트촌에 약 15명의 홈리스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가능한 빨리 홈리스들이 셸터로 거주지를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질 중학교 측은 지난해 연말부터 홈리스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지만 시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는 홈리스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질 중학교를 관할 지역에 포함하는 휴고 소토 마르티네스 시의원은 “홈리스 텐트촌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홈리스들을 강제로 학교 앞 텐트촌에서 내쫓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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