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은 배꼽 주위 또는 하복부에 통증을 일으키거나 복부 팽만감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돼 설사·변비 등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다행히 대장암 등 악성 질환과 관계없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아도 반복적으로 재발할 때가 많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일으킨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연간 150만 명 안팎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41만4,648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 2019년에는 각각 160만 명을 넘었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다가 배변하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일 때가 많다”며 “점액질 변이나 복부 팽만 트림·방귀·피로·두통·불면 등도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계속되더라도 몸 상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감염이나 약물·음식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성 장염이나 허혈성 장염 등을 앓은 후 생기기도 하고 특정 음식에 따른 자극으로 인한 내장 감각 과민성이나 장관의 운동 이상, 중추신경계 조절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나 발생하기도 한다. 20~30대에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다. 밤에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없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복통은 몇 달간 지속되고 설사나 변비 등 배변 습관 변화를 동반하기도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생기는 복통은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활동과 관련 됐을 때가 많고, 복부 팽만감이 종종 동반된다. 최소한 6개월 전에 시작된 복통이 지난 3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반복될 때 의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빈혈이 생기거나 혈변을 보거나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등 경고 증상이 생기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은 적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 △수면 중 깰 정도의 심한 통증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 질환 등의 가족력 △대변 분변 검사에서 양성이라면 대장 내시경검사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다른 검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을 개선하려면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고지방 식이와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당분)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증상이 개선되며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나 만성 피로감 같은 심리적 증상을 회복할 수 있다.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거르지 않는 것이 좋고, 급하게 식사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 변경만으로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하는데, 특히 설사나 변비가 동반될 때는 약물 치료가 크게 도움이 된다.
최영희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게 좋다”며 “적절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인스턴트식품이나 술·담배·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습관은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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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