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역사 담은 열린공간으로”

2023-08-17 (목)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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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사단 단소 보존 청사진 보훈부 16일 비전 발표

▶ “1932년 모습 고증 복원” 동판 제막·내부 공개도

“이민 역사  담은 열린공간으로”

16일 국가보훈부가 마련한 흥사단 단소 시찰 행사에서 사적지 지정을 도왔던 건축학 박사인 임종현 헤리티지 스마트 컨설팅 대표가 참석자들에게 내부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미주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거점이자 상징이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3421-3423 South Catalina Street, LA)이 한 때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한국 정부가 직접 매입하고 LA시에서 사적지로 지정된 가운데, 한국의 국가보훈부가 LA 한인타운에서 보존 및 활용 계획을 밝혔다.

지난 16일 LA한인타운 더 라인 호텔에서 한인단체 및 정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흥사단 단소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비전 공개’ 행사에서 황의균 국가보훈부 보상정책국장은 흥사단 단소를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적지 연구와 관리거점기관으로 육성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동체가 참여하는 교류의 장으로 조성 ▲흥사단 창시자인 도산 안창호의 기본 철학을 반영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문화 공간으로 특화하겠다고 3가지 중점 사항을 밝혔다.

또 리모델링 완공 후 개관이 되면 한국 정부에서 직접 프로그램 운영과 시설물 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며, 흥사단 단소를 LA시의 사적을 넘어 캘리포니아주와 연방 사적으로 상향 등재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 국장은 “미 전역에 159개소의 독럽운동 사적지가 있고, 멕시코, 쿠바 등 중앙아메리카 지역까지 총 225개소의 독립운동 사적이 남아 있다”며 “국가보훈부가 해외 부동산을 직접 매입한 첫 사례인 이번 흥사단 단소를 계기로 미 전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 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류의 장’과 관련해서는 “일방향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쳐 한번 방문하면 다시 찾지 않는 그런 곳이 아니라, 모이고, 활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행사, 전시, 연구를 모두 포함한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단소는 한인 뿐 아니라 LA 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하고, 모두가 애정을 담고 머무르고 싶은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 문화 공간’과 관련해서 “나성장로교회,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안창호 가족 거주지였던 USC 한국학 연구소 건물 등 인근 독립운동사적지와 연계하여 재미 한인 후세대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우고, 한국의 이민사와 역사, 한글학교 교육콘텐츠를 지원하여 재미 한인과 현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교육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모델링 방향에 대해서도 밝혔다. 황 국장은 “우선 단소 본관은 과거 흥사단이 1932년 매입할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공예 양식을 고증하여 복원할 계획이며, 1958년에 신축한 별관 건물은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한국의 전통적 미를 살려 리노베이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이 끝나기 전까지 단소의 유지 및 관리는 ‘한미유산재단(Korean American Legacy Foundation)’이 맡아서 하게되며, 리모델링 완공 후 개관이 되면 한국 정부에서 직접 프로그램 운영과 시설물 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다. 한미유산재단은 단소 유지 및 관리를 위해 이번에 조직돼 캘리포니아 비영리법인으로 공식 등록된 단체로,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차만재 전 프레스노 주립대 교수가 CEO로 임명됐다. 그리고 흥사단 LA지부장이기도 한 이준학 총무이사, 박희준 재무이사까지 포함해 현재 3명이 한미유산재단 구성원으로 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흥사단 단소에서 사적지 동판 제막식과 내부 시찰 행사도 진행됐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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