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의 요추(왼쪽)와 척추전방전위증 환자(오른쪽)의 X선 촬영 사진. [바른세상병원 제공]
척추전방전위증은 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과 함께 3대 척추 질환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17만8,405명에서 2022년 20만1,154명으로 12.8% 증가했다. 2022년의 경우 50대 이상 환자가 96.2%였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6배 정도 많았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 척추 뼈가 아래쪽 척추 뼈보다 앞으로 나오면서 변형된 척추 질환이다. 반복적인 외상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남녀 모두 척추와 관절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는다. 그래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돼 척추전방전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근호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중년 여성들이 척추전방전위증에 취약한 이유는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가 약화돼 척추 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를 펼 때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엉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잠잘 때 돌아눕다가 깨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해 다리까지 방사통(放射痛)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척추관협착증과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 뼈가 어긋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위쪽 척추 뼈가 밀려나오면 비만이 아닌 사람이라도 배가 나와 보일 수 있고, 아래쪽 척추 뼈가 밀려 나오면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걸음’을 걷게 되는 특징이 있다.
척추전방전위증 진단은 X선 촬영으로만 척추 뼈의 어긋난 정도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미세하거나 초기라면 서 있는 상태와 허리를 앞으로 굽힌 상태로 찍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뼈의 어긋난 정도가 적은 질환 초기에는 약물ㆍ물리 치료를 진행하면서 평소 오래 서 있는 자세, 장시간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고 있는 자세 등 증상을 일으키는 행동을 삼가는 것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질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하지 못했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경막외 신경감압술 등의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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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