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리토 대법관 향응 제공 스캔들 파문
▶ 향응 제공 싱어 관련 회사 판결도 참여
미국 최고 사법기관 연방대법원에서 또다시 대법관 향응 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억만장자 지인의 개인 제트비행기를 타고 알래스카 낚시여행을 떠난 새뮤얼 얼리토(사진·로이터) 대법관이 논란의 주인공이다. 지난 4월 폭로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부패 스캔들 등 잇따른 대법관 도덕성 문제로 대법원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1일 미국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얼리토 대법관은 2008년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 설립자이자 공화당 후원자인 폴 엘리엇 싱어의 개인 제트기를 타고 알래스카 외딴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 프로퍼블리카는 얼리토 대법관이 직접 전세기를 띄웠다면 편도 10만 달러(약 1억2,9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값비싼 와인이 제공된 호화로운 식사와 숙박시설도 제공됐다고 전했다.
얼리토 대법관은 이 같은 선물 수수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윤리법에 따르면 판사, 의원, 연방공무원과 배우자 등은 금융 상태와 외부 소득을 신고해야 하고, 판사는 415달러 이상의 선물을 보고해야 한다.
얼리토 대법관은 싱어의 회사가 관련된 대법원 소송에서 판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77년 설립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NML캐피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NML캐피털은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위기 당시 정부를 상대로 채권 원리금 100% 변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냈고, 2014년 대법원이 NML캐피털 손을 들어줬다. 얼리토 대법관은 업무 관련인에게는 어떠한 선물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건으로 국제투자분쟁해결절차(ISDS)를 제기해 지난 20일 한국 정부로부터 1,300억 원 상당의 배상금을 받아낸 곳이다.
얼리토 대법관은 향응 제공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프로퍼블리카 보도 직전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싱어와 몇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판결 등에서 합리적이고 편견 없이 공정하게 판단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