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FP 통한 대출금 3월말 기준 미 전국 은행 중 5번째
▶ 은행 측 “유동성 문제 전혀 없어…리스크 관리 차원”
자료=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내 은행권 자금압박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미주 한인최대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부터 무려 14억 달러를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금융전문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현재 뱅크오브호프는 연준이 미 금융권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긴급히 조성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ank Term Funding Program·BTFP)을 통해 14억 달러를 빌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뱅크오브호프의 차입금 규모는 미주 한인은행 가운데 최대인 것은 물론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미 전국에서도 다섯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S&P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이 기간 BTFP를 통해 가장 많은 자금을 빌린 은행은 지난달 JP 모건 체이스에 매각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로 138억4.4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이어 ‘팩웨스트뱅콥’ 49억1,000만달러, ‘이스트웨스트뱅콥’ 45억달러, ‘글래시어 뱅콥’ 27억4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또 뱅크오브호프 다음으로는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콥’ 13억달러(4월14일 기준), ‘W.T.B. 파이낸셜’ 8억5,000만달러, ‘이글 뱅콥’ 8억 달러, ‘어소세이티드 뱅콥’ 6억4,400만달러(4월19일 기준), ‘퍼스트 내셔널 뱅크 알라스카’ 3억5,00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BTFP를 통한 차입금이 은행 총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뱅크오브호프는 7.6%로 상위 10개 은행 중 5번째로 높았다. 뱅크오브호프의 BTFP 자금 대출 이자는 연 4.49%였다.
이와관련 은행권 일부에서는 올 3월초 SVB이 도산하면서 미 중소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뱅크런 현상으로 뱅크오브호프도 유동성 위기 문제를 겪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의 김규성 동부총괄 수석전무는 이에 대해 “지난 4월 발표된 1/4분기 실적에서 보듯이 은행의 유동성 문제는 전혀 없다”고 전제한 뒤 “SVB 파산에 따른 미국내 전체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던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리 현금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더욱 높이고 고객들에게 보다 믿음직한 은행으로 성장해 갈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BTFP는 SVB 파산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체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도입한 일종의 비상대출 창구. 자금을 긴급히 필요로 하는 은행들이 큰 손실없이 자금을 차입함으로써 자금압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준은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제공하며, 은행은 1년 안에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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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