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젤렌스키 “대반격 D데이 결정됐다”

2023-05-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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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신중 모드 접고 공세 전환

▶ 우크라·러 수도 공습, 전쟁 전환점

우크라이나가 줄곧 예고해 온 ‘봄철 대반격’ 작전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반격 현실화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던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작전 시점은 결정됐다”고 못 박은 것이다. 최근 잇따랐던 우크라이나 연계 세력의 러시아 본토 공격과 맞물려, 이번엔 진짜로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 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 양상도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례적으로 낮 시간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확전의 불꽃은 ‘무인기(드론) 공습’이라는 형태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까지 튀었다. 개전 1년 3개월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진군할지를 이미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반격 시기 결정에 대해 그는 “(우크라이나에) 최고로 중요한 것”이라며 “그동안 (대반격 작전을) 준비해 온 우크라이나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주 전인 지난 15일 “대반격 개시를 위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신중 모드를 취했던 것과는 매우 달라진 발언이었다.


이 같은 결정은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각급 전술 부대 사령관들이 모인 최고사령부회의에서 도출됐다. 회의에선 향후 대반격 등과 관련된 우크라이나군의 탄약 보급, 새로운 여단 훈련, 전술 등에 대한 보고도 진행됐다고 한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도 “우크라이나군이 적극적 공세로 전환하는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며 대통령 언급을 뒷받침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와 대통령실 보좌진은 지난 26일 대반격 여부와 시점 등을 두고 상이한 입장을 내놓았는데, 이제는 최고 지휘부 내 의견 통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올해 안 종전’ 전망도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포탄, 미사일 등의 대량 납품이 적시에 이뤄지면 수학적으로 올해 전쟁이 끝날 수 있다”며 “(소련이 붕괴한) 1991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해제, 러시아 정치체제의 거대한 변화 과정이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명확한 대반격의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에서 ‘전쟁 시계’는 이미 빨라졌다. 미국 CNN방송은 그동안 야간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던 러시아군이 이날 오후 키이우 민간시설을 목표물로 삼아 이스칸데르 전술 미사일 11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미사일을 모두 파괴했다”고 밝혔으나, 요격된 러시아군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발생한 화재로 민간인 한 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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