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각

2023-05-27 (토) 박보명 /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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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람들은 일평생을 생각하면서 저 세상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선택이라는 것과 비교와 그리고 배움의 연결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조각가 로댕은 ‘생각하는 사람’이란 조각품을 만들었나보다.

그런데 묘하게도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도 몇가지 다른 생각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과학자들은 이야기한다. 무수한 단어에 붙어서 의미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은 언어의 유희 같지만 접미사도 아닌 것이 허다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멀리 고국을 떠난 사람에게는 조국 생각, 사랑하는 애인 생각, 미식가의 음식 생각, 자식의 부모님 생각, 스승님 생각, 친구 생각, 여행 생각 등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생각에서 헤어날 수 없기에 만물의 영장인지 모른다. 배가 출출한 직장인에게 귀가하면서 떠올리는 푸짐한 저녁상을 상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떤 사람은 생각을 꿈과 대비하여 ‘인생은 꿈꾼 만큼 이루어진다. 꿈을 가져라!’ 실패한 사람에게는 ‘생각을 바꿔라’라는 조언은 결국 다르게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던가.

그렇게 따지고 보면 마음먹기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도 의미가 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흔히 옛 어른들은 사람들을 오래 깊이 관찰한 다음 짧은 코멘트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손금을 보고서 ‘귀인을 만날 징조이네!’ ‘장군이 숨어있네!’ ‘나라에 크게 쓰일 인물일세’ ‘경박한 생각이 많이 숨어있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들은 척도 안 했는데 세월이 흐른 뒤에 신기하게 맞아 떨어지는 예는 얼마나 많은지 세월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사주팔자나 점성술이나 무당을 무시할 수 없는 예는 아마도 과학이 증명 못하는 구역이 아닐까.

‘생각을 달리하면 사물이 달리 보인다’는 말이 있다. 긍정의 힘이라던가.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노력이라면 자기암시 같은 최면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든다.

스스로 ‘일이 잘 풀릴거야!’하는 사람과 ‘내 그럴 줄 알았어’하는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에서 많이 경험하고 산다.

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히 여겨!’하는 조언은 많은 고뇌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기는 지금 우리 세대는 지난 시대보다 많은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예전보다 더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 알게 모르게 속앓이를 하고 사는지 모른다.

<박보명 /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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