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 3년새 1천명 감소, ‘치안정책 손본다’

2023-04-18 (화)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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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런 배스 시정 연설

▶ LAPD 사직·퇴직 줄이어, 강력·재산범죄 급증…신규 보너스 제공안도

경찰 3년새 1천명 감소, ‘치안정책 손본다’

캐런 배스 LA 시장(가운데)이 17일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통해 공공안전 강화를 위한 경찰 충원 방안과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시의사당에서 열린 이날 시정연설에서 배스 시장은 또 새 예산안을 공개했다. [LA시 제공]

캐런 배스 LA 시장은 17일 LA 시의회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LA시 지역의 치안 강화를 위해 LA 경찰국(LAPD) 경관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리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인타운을 비롯한 LA시 전역에서 각종 강력범죄 및 재산범죄가 급증하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LAPD 소속 경찰 인력이 지난 3년여 간 무려 1,000여 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경찰력 감소가 치안 불안의 큰 요인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APD 경찰력을 증원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LA 시의회에 진출해 있는 니디아 라만(4지구), 휴고 소토-마티네스(13지구), 유니세스 에르난데스(1지구) 등 급진 진보 성향의 시의원들이 경찰력 강화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LAPD 경찰력 강화가 이뤄지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진 최근 3년 동안 LAPD 경관수가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1,000명이나 줄어들어 현재 9,103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배스 시장은 LAPD 채용 장벽을 철폐해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히며 올해 안으로 LAPD 경관수를 9,5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배스 시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LA시를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경찰력 강화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디카메라 공공 기록 요청 요구가 LAPD 경관들의 감소세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LA시가 LAPD 채용 조건, 복지 등의 현 문제점을 해결하기 못하면 LAPD 경관 수는 향후 몇 달 내로 9,000명 이하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LA경찰보호연맹 톰 사가우 대변인은 “수년 동안 방치됐던 LAPD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는 배스 시장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LAPD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까지 퇴직과 사직으로 약 600명의 경관이 그만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배스 시장이 목표로 한 9,500명의 경관 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약 1,000명의 신규 경찰관을 고용해야한다.

배스 시장은 경찰 인력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을 LAPD에 책정해 LA 시의회로 회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LA 시의회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경찰력 약화 또는 폐지를 주장하는 급진 성향 시의원들이 포진돼 있어 예산 확보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소토-마티네스 시의원은 “LA시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노숙자 관련 현안”이라며 경찰력 강화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찰력 약화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비단 LAPD만은 아니다. FBI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뉴욕과 필라델피아 경찰국도 각각 8%, 9% 경찰 인력이 감소했고, 시카고에서도 11%의 감소세가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경찰력이 약화되고 있는 추세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대중적으로 반 경찰정서가 생겼고, 경찰 예산이 감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경찰 인력이 줄어들면서 남아 있는 경찰들의 근무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데다 젊은 세대가 짧은 근무 시간, 안전성이 높은 직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LA 시의회에서는 신규 채용 경관에게 1만5,000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의 보너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 은퇴한 경찰을 다시 현역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바운스 프로그램’을 부활하자는 내용의 안건이 추진되는 등 경찰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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