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흥민, 아시안 최초 EPL 100골 새역사
토트넘의 손흥민이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2~23시즌 E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
손흥민 존에서 전매특허 환상적인 감아차기
왼발 41골+오른발 55골+헤딩 4골 대기록“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골은 엄청난 일이고 오랫동안 꿈꿔온 일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호 골’을 달성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새로운 역사를 남긴 손흥민(31·토트넘)의 소감이다.
손흥민은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2~23 EPL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0분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후반 추가골을 낸 해리 케인과 함께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이는 자신의 EPL 통산 260번째 경기에서 넣은 100번째 골이며, 올 시즌 리그 7호 골이자 컵 대회 등 포함한 시즌 11호 골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가장 ‘손흥민다운’ 골로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상대 페널티박스 인근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경기 후 “내 위치에서 봤을 땐 이번에도 또 골대를 맞나”라고 했으나, 공은 정확하게 골대 우측 구석에 꽂혔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EPL 통산 100번째 골을 넣은 34번째 선수가 됐다.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로는 14번째,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EPL 통산 역대 득점 1위는 앨런 시어러(260골)이며, 2위는 웨인 루니(208골), 3위 해리 케인(206골)이다. 손흥민은 앞으로 3골만 더 넣으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함께 공동 32위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는 매튜 르티시에와 공동 33위에 올라있다. 아울러 손흥민은 ‘100골-50도움’을 기록했는데 현역 선수 중 무함마드 살라흐(54도움·리버풀), 라힘 스털링(58도움·첼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EPL에 데뷔한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쌓았다. 그는 이적 첫 해인 2015년 9월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EPL 데뷔골을 터뜨리며 2015~16시즌 4골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2016~17시즌 14골, 2017~18시즌 12골, 2018~19 12골, 2020~21 17골, 2021~22 23골 등 성실한 성적표를 써왔다. 지난해 5월 노리치시티와 리그 최종전에선 멀티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트(득점왕)’를 거머쥐었다. 유럽 5대 리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결과였다.
손흥민의 골은 유럽에서도 인정받았다. 그의 100골 중 단연 최고의 골은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나온 ‘70m 드리블 원더골’이다. 손흥민은 당시 토트넘 진영에서부터 혼자 70m를 질주하며 상대 수비수 6명을 뚫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 골은 EPL이 주는 ‘이달의 골’, ’2019~20 올해의 골’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의 ‘푸슈카시 상’까지 수상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또한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에서 기록한 해트트릭(3골) 중 왼발로 감아찬 두 번째 골이 ‘2022~23 올해의 골’을 수상해 뭉클한 감동도 선사했다. 당시 손흥민은 영국 현지 언론의 부진하다는 비판 속에 후반 교체 투입돼 13분 만에 3골을 몰아넣어 골 가뭄을 해결했다.
손흥민의 골은 양발로 이뤄 더욱 값지게 평가받는다. 100골 중 오른발로 55골, 왼발로 42골을 기록했으며 헤더로 4골을 넣었다. EPL에서 총 3번의 해트트릭 기록도 눈에 띈다. 그는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한 경기 최다인 4골을 몰아쳤고, 지난해 4월 애스턴빌라, 9월 레스터시티를 상대론 각각 3골씩 성공했다.
손흥민은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든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 선수들이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며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외조부를 떠올리며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한 것을 언급하며 “이 골을 외할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