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직장인들 활력소‘모닝커피’… 공복에 마시면 건강에 나쁜가

2023-01-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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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는 위산 증가시켜 속쓰림 유발 가능하지만

▶ 강력한 보호막 가진 위, 커피에 손상되지 않아

■ 일과 건강 - 커피가 위와 장에 미치는 영향

아침에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위벽이 손상된다는데, 사실인가? 아침에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즐기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너무나 중요한 의식이다. 그러나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위장에 해롭다는 생각, 또는 일부 소셜미디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팽만감, 여드름, 탈모, 불안증, 갑상선 문제, 고통스러운 생리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근거 없이 퍼져나가며 인기를 끌어왔다.

UC데이비스 의과대학의 생리 및 세포막 생물학 교수이며 미국소화기학회 이사인 킴 배럿은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이 커피의 이점과 해로움을 특히 장과 관련하여 조사해왔는데 다행히 위는 커피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자극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위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위는 두꺼운 점액층을 분비하여 위벽에 강력한 막을 형성함으로써 섭취하는 모든 음식으로부터 보호한다. 그 보호막은 또한 음식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자연 산성 환경으로부터 위를 보호한다.”라고 설명한 배럿 박사는 “위의 방어막을 무너뜨리려면 아주 독한 물질을 섭취해야할 것”이라며 “그게 위장이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커피는 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알코올, 담배연기, 이부프로펜(Advil, Motrin) 또는 나프록센(Aleve)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위장의 자연 방어 메커니즘을 변경하고 내벽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달라스의 베일러 대학 메디컬센터의 내과 과장인 닥터 바이런 크라이어는 말했다.

그의 연구실은 다양한 약물과 화학물질들이 위와 소장에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정 자극제들이 위를 산과 궤양 형성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지만 커피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일본에 거주하는 8,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연구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과 위 또는 장의 궤양 형성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음을 발견했다.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커피는 농축된 형태일지라도 위장에 객관적인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 닥터 크라이어는 “보통 음료로 마시는 커피 양으로는 가능성이 훨씬 더 적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는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대장을 빨리 움직여 배변을 유도할 수 있으며, 위산의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장 문제 이외에도 커피의 카페인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취침 시간 가까이에 마시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들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닥터 크라이어는 말했다.

■위산이 증가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공복에 마시는 커피가 위장에 손상을 줄 가능성은 없지만 이론적으로 속쓰림을 유발할 수는 있다고 배럿 박사는 말했다. 우리는 커피가 위산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위에 음식이 들어있거나, 커피를 우유 또는 크리머와 함께 마시면 위산을 중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공복에 커피, 특히 블랙커피를 마시면 우유나 식사와 함께 마실 때보다 위의 pH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배럿 박사는 말했다. (pH가 낮아지면 산성이 높아지고, pH가 높아지면 알칼리성이 높아진다)

약간 낮은 pH는 위 내벽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식도의 내벽은 산으로 인한 손상에 훨씬 더 취약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몇몇 연구에서 커피가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을 이완하여 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가상적으로 위산이 위에서 식도로 튀어 오르기 쉽게 하여 불쾌한 속쓰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데이터는 엇갈린다. 유럽, 아시아, 미국 전역의 15개 연구에 대한 2014년 검토에서는 커피와 속 쓰림 증상 사이에 연관성이 없음을 발견한 반면, 4만8,000명 이상의 여성 간호사의 데이터를 사용한 2020년 연구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속 쓰림 증상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커피가 식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오랜 위산역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위산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식도가 손상될 때 발생하는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의 상태를 연구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식도를 감싸고 있는 세포는 산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단단한, 위와 비슷한 세포로 변형된다.

이러한 변화는 식도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특히 식도암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또 안심되는 것은 2016년 미국의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커피 소비와 유사한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 저자들은 바렛 식도 환자들의 경우 커피를 안 마신다고 해도 아마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나

위장병 전문의로서 나는 환자들에게 증상을 기록하라고 말한다. 커피를 마신 후에 지속적으로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입에서 신맛이 느껴진다면 양을 줄이거나 제산제를 고려할 수 있다. 모닝커피에 우유나 크림을 조금 더하거나, 약간의 음식을 먹은 후에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면 안심하고 계속 커피를 마셔도 되는 사람일 것이다.

닥터 크라이어는 정기적으로 라떼나 카푸치노 형태로 커피를 즐긴다. 스팀 밀크가 쓴맛을 줄여준다고 말한 그는 일반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수명 연장,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간암, 전립선암, 유방암, 대장암을 포함한 많은 암에 대한 보호 등 많은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는 해악보다 이로움의 증거가 훨씬 더 많다.”는 닥터 크라이어는 이는 맥주가 해롭다고 주장하는 소셜 미디어 이야기를 스크롤하면서도 염두에 둘 가치가 있는 정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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