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그너그룹

2023-01-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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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면 충분하다고 했던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점령하기까지. 그 플랜이 두 해째로 접어들고 있다.

그 기간 동안 러시아군 전사자 수는 적게 잡아 10만이 넘는다. 이 같이 막대한 피해를 내면서 러시아군은 스스로가 종이호랑이임을 입증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 그게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이라면 명분이다. 그런데 오히려 나토의 확대·강화만 불러왔다.


전 세계로부터 고립됐다. 초조해진 푸틴은 3류 깡패국가들의 도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란, 김정은의 북한 등지에서 탄약과 무기 공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황에서 푸틴은 치명적 질병을 앓고 있다는 소문 아닌,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다. 동시에 모스크바 일원에는 ‘사망에 이르는 아주 괴이한 병’이 나돌고 있다.

푸틴을 비판하는 사람, 혹은 푸틴이 그렇다고 의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높은 창밖으로 내던져져 죽는 증세’가 만연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푸틴의 후계자가 될까 하는 속삭임은 크렘린 안팎에서 그치지 않고 들려오고 있다.

‘누가 과연 푸틴의 후계자가 될까’- 그 가장 유력시 되는 인물 중 하나는 일명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다.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혹은 와그너그룹(한국 언론에서는 영어식으로 읽어 와그너그룹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의 설립자인 그는 푸틴의 신뢰를 받는 크렘린의 실세 중의 실세라고 할까.

그가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장 배경은 다름이 아니다. 푸틴의 신뢰도 신뢰지만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 사설 무력단체 와그너그룹을 이끌고 있어서다.


이들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때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작전 때다. 와그너그룹은 이듬해 봄에는 우크라이나 동부로 활동 무대를 이동하여 루한스크, 도네츠크 지방의 반군들을 지원하며 용명(?)을 떨쳤다.

이후 시리아 내전, 사헬 내전, 모잠비크,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제 3세계 국가에서 해결사로 등장해 푸틴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그너그룹의 진면목은 그런데 그게 아님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모잠비크 등지에서 정규군도 아닌 회교 반군들에게 쫓겨 달아나기 바빴다’- 쏟아지는 폭로로 제 3세계에서 그들의 활약은 대부분 날조투성이의 선전선동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진 것.

정규전에서는 종이호랑이와 다를 바 없다. 그런 와그너그룹은 전투보다는 힘없는 민간인 학살에, 고문 등 전쟁범죄 행위만 저질러 왔다.

그 한 예가 부차학살이다. 2022년 4월 6일 독일 연방정보국이 러시아군 통신망을 감청한 바에 따르면 부차 학살에서도 상당히 주동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와그너그룹의 밑천이 또 다시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전투에서 대원들이 몰살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와그너그룹은 2022년 5월 현재 약 7,000여 명의 인적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후 죄수들을 마구 징집, 그 손실을 충당했으나 바흐무트 전투에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어 전투 집단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푸틴 호에서 쥐들이 탈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대패한 바흐무트 전투이후 들려오는 소식으로 ‘푸틴의 요리사’ 프리고진도 그 무리 중의 하나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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