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리그서 뛰던 2019년 브라질전서 0-3 첫 대량 실점…이후 유럽 진출
▶ 종아리 부상으로 포르투갈전 결장…브라질 호화 공격진 막으려면 복귀 절실
'괴물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처음으로 3점 차 패배를 맛보게 한 브라질을 상대로 명예 회복에 도전할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11시(서부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카타르 현지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압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브라질에는 2골을 기록 중인 히샤를리송(토트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하피냐(FC바르셀로나) 등 기회만 나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특급 공격수가 즐비하다.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2, 3차전에 결장한 '슈퍼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한국전에서 그라운드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보'도 전해졌다.
왼쪽 풀백 알렉스 텔리스(세비야),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가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왼쪽이 그나마 브라질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벤투호가 측면 공략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워낙 파괴력이 강한 브라질의 공격진을 막지 못한다면 결국 패배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시선은 김민재의 오른쪽 종아리에 쏠린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와 1차전, 가나와 2차전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우루과이전에서 입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 탓에 포르투갈과 3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벤투호는 김민재 없이 포르투갈전에서 역사적인 2-1 역전승을 이뤄 16강에 진출했으나, 여전히 김민재는 가장 중요한 수비 자원이다.
세리에A 무대에서 인정받은 김민재는 체격, 스피드, 수비 센스, 큰 무대 경험 등에서 대표팀 다른 수비수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인다.
김민재가 선발 출전하면, 벤투호는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이는 브라질전 승리 가능성을 적잖게 높일 수 있다.
김민재 개인에게도 브라질전은 중요한 도전이자 '명예 회복'의 기회다.
김민재는 지금까지 선발 출격한 대표팀 경기에서 3골 이상을 실점한 적이 딱 2번 있다.
2018년 3월 폴란드를 상대로 치른 원정 평가전(한국 2-3 패)이 김민재의 첫 3실점 A매치였다. 그러나 이때는 김민재가 무릎 부상 탓에 전반 38분까지만 소화했다.
2019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치러진 브라질전에서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한국이 0-3으로 완패했다.
전반 9분 만에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에게 헤더로 실점하더니, 전반 36분 필리피 코치뉴(애스턴 빌라), 후반 15분 다닐루(유벤투스)에게 연달아 골을 내줬다.
일찍부터 '대형 수비수'로 큰 기대를 모으던 김민재는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해 팬들로부터 실망 섞인 비판을 받던 터였다.
김민재는 당시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기자와 만나 "브라질 모든 선수가 내가 (중국에서) 상대한 (외국인) 선수들보다 한 단계 높았다"면서 "나를 어떻게 가지고 놀면 되는지를 아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후 김민재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거쳐 나폴리에 입단, '빅리거'로 거듭났다.
김민재가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8강 진출에 이바지한다면, 첫 대량 실점의 아픈 경험을 선사한 브라질에 보기 좋게 복수하는 셈이다.
김민재는 부상 뒤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않고 홀로 사이클을 탔다.
그러던 김민재가 브라질전을 하루 앞둔 4일 훈련에서는 러닝을 소화했다.
벤투 감독은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선수의 출전 여부를 결정할 때 다른 외국인 사령탑처럼 선수의 의사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오기 쉽지 않은 월드컵 16강 무대에 김민재가 오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