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서 2-3 패배
(알라이얀=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3으로 패한 한국의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마스크 투혼'에도 간절히 바라던 승리를 따내지 못한 손흥민(30·토트넘)이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와 1차전(0-0 무)에 이어 이날도 얼굴을 보호하는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전반에만 가나에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 13분과 16분 조규성(전북)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는데, 2-2로 맞선 지 7분 만에 가나의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한 골을 더 얻어맞아 패배를 떠안았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에 마무리를 하는 데 애를 먹었던 손흥민도 줄기차게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끝내 세 번째 골은 터지지 않았다.
여기에 후반 추가 시간의 추가 시간, 한국이 코너킥을 얻은 상황에서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어 경기가 끝났다.
선수들은 물론 벤투 감독까지 뛰쳐 나와 항의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강력하게 항의하던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고 물러나야 했다.
분을 참지 못한 손흥민은 결국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앞서 치른 두 번의 월드컵에서도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대표팀 막내로 자신의 첫 월드컵인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출전한 그는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본선 첫 골을 기록했으나, 한국이 2-4로 완패하자 땅을 치며 아쉬워하다 눈물을 흘렸다.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0-1로 패해 탈락이 확정되자 손흥민은 오열했다.
패배의 분함과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던 모든 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유럽 리그에서 성장하며 대표팀에서도 '중심'이 된 손흥민은 4년 뒤 러시아에서도 눈물의 월드컵을 치렀다.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을 터트렸으나 팀은 1-2로 패했다.
스웨덴과 1차전(0-1 패)에 이어 2연패로 16강 진출은 요원해졌고, 손흥민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하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3차전에선 또 한 번 득점포를 가동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는 '카잔의 기적'을 일으키고 벅차서 울었는데,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이 감정도 오래 누리진 못했다.
그간 '울보' 손흥민을 지켜본 팬들은 카타르에서만큼은 그의 환한 미소를 보기를 원했다.
벤투호의 주장이자 해결사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나선 손흥민의 책임감은 더 컸다.
손흥민은 이달 초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다 안와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해지는 듯했으나, 그는 얼굴 보호대를 쓰고라도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고 결국 우루과이와 1차전부터 그라운드로 돌아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100%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뛰면서도 손흥민은 "괜찮다"며 승리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투혼을 펼치고도 웃지 못했다.
이날 가나에 2-3으로 패한 한국은 일단 H조 최하위(승점 1)가 됐다. 16강 진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지만, 낙관하긴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