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伊 언론의 하소연 “김씨 수비수 왜 이렇게 많나요?”
부상 투혼을 발휘한 김민재(나폴리)에게 이탈리아 나폴리 언론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김민재는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전 도중, 상대 공격수를 쫓아가다가 잔디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부상 우려가 있었지만, 김민재는 의료진의 체크를 받은 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경기 끝까지 든든하게 수비 라인을 지켰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를 향해 의료진이 달려가는 모습에 가슴이 철렁했던 건 한국 팬뿐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며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된 김민재이기에 나폴리 팬들도 가슴을 졸였다.
나폴리 현지 언론매체 '나폴리 피우'는 이날 경기 뒤 "정말로 무서운 순간이었다"며 "TV 앞에 앉은 모든 나폴리 팬들도 걱정스럽게 그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나폴리 피우'는 "한국의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는 일어나 천천히 걸었고, 오른쪽 종아리를 매만진 뒤 돌아와 경기 끝까지 뛰었다"며 "나폴리의 수비수는 진정한 전사"라고 찬사를 보냈다.
올여름 나폴리에 합류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개막 15경기 무패와 11연승 행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리그 9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포함해 공식전 14경기에 연속 풀타임 출전하며 나폴리 수비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이탈리아는 대신 자국 리그의 주요 선수인 김민재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 1'의 월드컵 생중계를 들으면 김민재가 공을 잡을 때마다 캐스터, 해설자의 목소리 톤이 급격히 올라간다.
문제는 김민재와 같은 김씨 성을 쓰는 수비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포백 라인의 김진수, 김민재, 김영권, 김문환에 이어 골키퍼 김승규까지 모두 김씨다.
자국 리그 경기 해설할 때는 김민재를 '키므(Kim)'라고 부르면 됐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김씨 성 선수가 너무 많아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라이 1 중계진은 김민재를 '키므'라고 부르는 것을 포기하고 '민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한국은 골키퍼는 물론 오른쪽과 왼쪽, 중앙 수비수 2명까지 모두 Kim"이라며 "농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그중에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선수는 김민재"라며 "실제로 문제는 심각하다. 해설자들도 혼란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