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F오페라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셰익스피어 희곡…오페라로”

2022-09-30 (금)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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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존 애덤스 손에 탄생

▶ 센테니얼 시즌 첫 오페라

클레오파트라 여왕(소프라노 아미나 에드리스)과 안토니(바리톤 제럴드 핀리)가 머리를 맞대고 비장한 표정으로 로마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서 이길 각오를 하고 있다. <사진 SF오페라>

셰익스피어의 희곡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가 오페라로 재탄생됐다. SF오페라(음악감독 김은선)가 세계초연한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풍부한 성량의 노래와 연기, 무대를 압도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SF오페라의 센테니얼 시즌 그 첫번째 오페라인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현대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존 애덤스가 의뢰받아 제작해 더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특히 김은선 음악감독의 열정적인 지휘로 약 3시간의 공연 내내 각 장면의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를 이끈 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존 애덤스의 아홉 번째 오페라이니 만큼 작품을 향해 쏟아진 큰 기대에는 완전히 부응하지 못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그의 9개 오페라 작품 중 “가장 임팩트가 적고 지루한 무대”라고 평가했으며, 대사량이 너무 많고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를 따라가느라 깊은 감정과 생각에 몰두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무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클레오파트라 여왕 침실을 시작으로 막을 연다. 클레오파트라를 향한 사랑을 노래한 후 로마로 돌아간 안토니는 시저와 대면, 동맹을 위해 그의 여동생 옥타비아와 결혼에 응한다. 그러나 곧 자신을 외딴 곳으로 배척하고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와의 전쟁을 위해 이집트로 돌아가고, 시저 역시 버림받고 돌아온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안토니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안토니가 이끈 이집트군은 해전에서 완전히 패배하고, 절망감과 수치심에 사로잡힌 안토니는 결국 클레오파트라의 품에서 자살한다. 중간에 시저의 계략, 클레오파트라의 거짓말 등이 안토니의 비극적 죽음을 이끄는 요소가 된다. 이 장면에서 클레오파트라 역할을 맡은 소프라노 아미나 에드리스가 죽어가는 안토니를 보며 부른 절규의 아리아는 관중들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로마군에 항복한 클레오파트라 여왕은 로마 군중 앞에 끌려가는 치욕을 견디느니 차라리 살지 않겠다는 의지로 독사를 품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클레오파트라가 무대 정중앙에서 죽어가고, 그 뒤로 배경에 여왕의 얼굴이 거대하게 투영되며 공연이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은 특히 무대연출이 주목할 만 했다. 수평으로 겹겹이 쌓인 검정색 무대 장치의 이동성이 인상적이었으며, 장면에 따라 주인공들의 얼굴이 거대하게 배경에 투영돼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매혹적임, 시저의 권력 등 각 캐릭터에 대한 특징과 스토리가 실감나게 표현됐다.

18일 공연을 관람한 한인 최신성씨는 “존 아담스 작곡가의 미니멀리즘이 오페라 전체에 반영된 것인지 등장인물과 사건, 의상, 무대 장치 등이 미니멀한 느낌이 들었다”며 “여러 표현 기법이 간략하게 나타나고 무대 연출과 장면 전환이 독창적이어서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루하게 늘어지는 타이밍도 있어 집중력이 흐려진 때도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페라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10월2일, 10월5일 더 공연된다. 티켓은 전화(415-864-3330) 혹은 온라인(sfopera.com)으로 구매할 수 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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