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韓流)라는 말은, 1992년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그리고 1999년 한국 문화관광부에서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류를 ‘Korean Wave’로 번역하여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한류는 곧 한국어 발음 그대로 ‘Hallyu’로 바뀌어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
한류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한류 현상이 생긴 근원지는 중국이다. 1992년에 한중수교가 이루어지고 1997년에 중국중앙방송국(CCTV)에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라는 한국의 연속극이 큰 인기를 얻자 ‘한국적인~’이라는 뜻으로 ‘한류’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그 이후에 여러 편의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어가다가, 2003년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가 배용준의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류는 이제 아시아권에서 팬덤현상을 일으켰다. 또 2003년 ‘대장금’과 2008년 ‘주몽’ 등은 한류의 경계를 중동지역을 넘어 유럽, 아프리카까지 넓혔다. 이제 한류는 K-드라마로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이를 ‘한류 1.0’ 시대라고 학자들은 부르고 있다.
이러한 한국 드라마와 함께 2000년 2월 한국의 댄스그룹인 H.O.T.의 성공적인 베이징 공연이 중국에서 본격적인 한류를 일으키는데 한 몫 했다. 2001년에는 보아가 일본에서, 2003년에는 베이비복스와 2005년에는 정지훈 등이 중국에서 한국 가수들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2009년에는 동방신기가 한국 그룹 최초로 도쿄돔 무대에 섰으며, 이어서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와 같은 걸그룹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한국의 팝문화를 알렸다.
2011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프랑스 파리와 뉴욕에 한국 팝을 알리고,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말춤으로 세계적인 한류 선풍을 일으켰다. 2013년에는 슈퍼주니어가 남미의 여러 도시들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했다. 무엇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BTS)의 출현은 ‘21세기 팝아이콘’으로 불리며 2017년부터 K-팝 관련 기록들을 경신하고 있다. K-팝을 중심으로 한류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을 ‘한류 2.0’ 시대라고 부른다.
K-드라마와 K-팝으로 선도된 한류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삼성, 현대, 기아, LG 등의 자동차 및 전자제품 등과 같은 고가품에서부터 라면, 과자, 빵, 스낵, 아이스크림, 화장품 등과 같은 식품과 소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상품들과도 연결되어 문화와 상품을 결합시켰다. 나아가 1998년 박세리가 한국 스포츠의 가능성을 예고하더니 이제는 그 숫자를 헤아리기도 힘든 한국 여자골퍼들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의 박태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김연아 등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금메달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선사하고, 2010년부터 초특급 유망주 손흥민이 천문학적인 몸값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2010년대 이후 모든 문화 장르에 ‘K-’를 붙여 한류로 통용되게 되었다. 종합해서 K-컬처라는 ‘한류 3.0’ 시대로 발전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한류의 발전 과정에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한류 발전의 온상지 역할을 했던 세계 각지의 코리아타운에 대한 평가다. 한국 드라마와 초기 K-팝들이 알려지기 시작한 곳은 코리아타운에 산재해있던 비디오 대여점들과 코리아타운에서 개최된 한인 축제의 무대들이었다. 코리아타운은 한류를 현지사회에 알리는 플랫폼이다. 이제 한류는 한국어와 한국학 등의 언어적, 학술적, 사상적, 정신적 세계로의 새로운 발전의 시기, 즉 ‘한류 4.0’ 시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어와 한국 역사 및 한국 전통문화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국문화학교(한글학교)들이 소재한 코리아타운은 ‘한류 4.0’시대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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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완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