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산불 발화 위험 증가
2022-09-08 (목)
신영주 기자
▶ 바짝 말라버린 초목, 발화의 최고조건
▶ 번개, 강풍 결합시 삽시간에 산불 확산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거의 일주일 동안 세자릿수 기온을 기록하는 역대급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산불 발화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일 북가주 시스키유카운티서 발화한 '밀 파이어'와 '마운틴 파이어'는 수천에이커를 빠르게 태웠다. 밀 파이어로 2명이 사망하고 최소 50채 가옥과 구조물이 파괴됐고, 5일 리버사이드카운티에서 발화한 '페어뷰 파이어'는 7일 오전 기준 5천에이커를 태우며 확산되고 있다(진화율 5%).
이번 시즌에 베이지역과 센트럴 코스트 지역도 극심한 산불로 계속해서 피해를 입어왔다. 소방관과 과학자들은 최근 몇일간 최고기온이 경신되는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가뜩이나 마른 풀과 나무가 더 말라가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이번 주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위험한 낙뢰가 내리칠 경우 산불 발화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캘파이어 산마테오-산타크루즈 유닛의 리치 샘프슨은 "현재 바하 캘리포니아 해안에 머물고 있는 허리케인 케이가 이번 주말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영향으로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까지 북가주와 중가주에 번개가 내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례없는 폭염과 가을 산불 시즌을 앞두고 번개가 내리칠 경우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캘파이어 CZU 유닛 부서장인 네이트 암스트롱은 "몇시간마다 예보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번개가 칠 것인지, 소량의 비가 내릴 것인지를 지금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지역에서 번개가 치는 경우는 드물지만 캘리포니아에서 기록된 역사상 가장 큰 산불 중 10개중 4개가 번개로 촉발됐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강풍이다. 산불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10월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대개 11월께부터 시작되는 우기 직전이기 때문에 7개월 이상 비가 오지 않아 바짝 말라버린 숲과 초원은 발화의 최고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남가주의 샌타애나 강풍이나 북가주의 디아블로 강풍 등 국지성 열풍이 결합되면 산불이 삽시간에 번지는 것이다.
샘프슨은 특히 로스가토스와 코랄리토스 근처의 산마테오카운티와 산타크루즈 마운틴 지역이 극도로 건조하다면서 산불 발화가 우려되는 곳으로 꼽았다.
크레그 클레멘츠 산호세주립대 화재기상연구소장은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주는 산불 위험이 더 높아졌다"면서 "점점 더 진압하기 어려운 큰 산불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