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나 낙상사고 등을 당한 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당연히 일을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들 중에는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 오로지 배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장기 휴가를 내거나 아예 일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미국의 법적 원칙 중에는 ‘duty to mitigate’라는 원칙이 있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최소한 완화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피해자가 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로 인한 부상을 고집하며 일을 안했다면 나중에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길을 걸어가던 보행자 A가 B의 차량에 치어 다쳤다. A는 진단 결과, 목과 척추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A는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2주간 일을 하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교통사고를 당한 보행자가 2주간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갈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A는 가끔씩 허리와 목에 통증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일을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A는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더 큰 배상금을 받으려면 아예 일을 계속 못한다고 얘기해야 된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2주 후 회사측에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일을 못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만약 A의 변호사가 가해자측 변호사에게 “A는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앞으로 계속 일을 못하니 이를 배상하라”고 요구한다면 상대측 변호사는 어떻게 나올까?
보험회사 변호사들은 바보가 아니다. 당연히 의사를 고용해 A의 상태를 검진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측 의사는 “이 사람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A는 임금 손실에 대한 배상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용에 대한 배심원들의 신뢰도가 깎여 아픔과 고통에 대한 배상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상반신이 마비가 되거나, 신체 어느 부분이 절단되는 등 엄청난 부상을 입었다면 당연히 사고 이후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책임을 상대측에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A처럼 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더 많은 배상금을 노리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고상해 케이스는 복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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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