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스카 시상식에서 유명배우 윌 스미스가 시상식 도중 사회자인 크리스 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스미스는 자신의 아내이자 같은 유명 배우인 제이다 핑켓 스미스에 대해 록이 농담을 하자 이를 참지 못해 시상식 도중 무대 위로 올라가 록의 뺨을 가격했다. 다행이 록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워낙 세계적인 행사에서 톱 유명인사가 개입된 일이라 세간의 화제로 대두된 바 있다.
록은 스미스를 상대로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해자인 록이 스미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승소할 수 있을까?
뉴욕주 민사법에서 폭행(battery)은 가해자의 고의적인(intentional) 행위로 피해자들이 신체적, 또는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때 성립된다.
고의적 행위란 과실(negligence)과는 달리, 가해자가 의도적으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된다.
스미스의 폭행 사건을 볼 때 록은 충분히 민사소송을 통해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다.
첫 째, 스미스의 행동이 ▲고의적이었고 ▲록을 다치게 할 의도가 있었으며 ▲실제로 그를 쳤기(harmful or offensive contact)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록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따라서 신체적 부상에 대한 큰 보상금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록은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스미스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정신적 고통은 과실 사고 케이스에서는 성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미스의 폭행은 과실이 아닌 고의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에 피해자인 록은 정신적 충격 및 고통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아낼 수 있다.
뉴욕주의 경우, 고의적 행위에 따른 정신적 피해는 육체적 피해가 없어도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해자가 일반적인 윤리나 도덕적 차원에서 벗어나 극단적이거나 포학한 행동을 범해 내가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된다.
록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세계적인 행사에서 스미스의 극단적이고 포학한 행동으로 내가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 케이스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될 것은 스미스가 재산이 많은 유명배우이라는 점이다.
자동차 사고의 경우, 보험회사에서 보상금을 지불하지만 고의적인 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승소한다 해도 보상금은 보험회사가 아닌 가해자로부터 직접 받아야 된다.
만약 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재산이 없는 일반인, 심지어는 노숙자라고 치자. 만약 그렇다면 민사소송 진행은 별 의미가 없다.
물론 폭행 가해자는 형사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형사법 소송과는 달리 민사소송의 목적은 ‘돈’으로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진행된다. 따라서 가해자가 재산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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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