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北, 백신 거부하면서 핵무기에 막대한 투자하는 건 비극”

2022-05-17 (화)
작게 크게

▶ 지원 의사 밝히면서도 北지도부 비판…”주민 고통 속 자신만 풍요”

▶ “北, 주민 인도적 우려 우선하는 것 본 적 없어…핵실험 연기 기대 안해”

미국 국무부는 17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을 거부하면서 핵무기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은 아이러니이자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을 지지한다면서도 이같이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매우 필요한 백신 지원을 거부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도적 곤경 완화와 아무 상관이 없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에 막대한 금액을 계속 투자하는 것은 또 다른 큰 아이러니이거나 심지어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는 주민이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짐으로 고통받는 와중에 자신을 풍요롭게 하고 측근들을 돌보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라고도 꼬집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가 제시한 모든 백신 기부를 거부했다"고 한 뒤 북한의 코로나19 발병과 이것이 북한 주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하기 때문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약품을 포함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미국은 북한으로의 백신 지원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 내 코로나19 발병과 확산을 억제하고 주민에게 다른 형태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미국과 국제 원조 및 보건 기구의 노력을 강력히 지원하고 장려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이 코백스에 화이자 백신을 기부했고 이 백신의 할당을 결정하는 것은 코백스라면서 "코백스가 북한에 백신을 할당한다면 우리는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과거 코백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배정하자 이를 거부했는데, 신뢰도가 높은 화이자 등 다른 백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계속 모든 백신을 거부했다. 현재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양자 간 계획이 없다"며 "하지만 북한 내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중요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목표로 한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 주민의 인도적 곤경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논의해 왔다면서도 "유감스럽게도 많은 그런 조처가 진전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북한의 지도부"라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코로나19 상황 탓에 핵실험을 연기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 정권이 평화와 안보 위협을 제기하며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보다 주민의 인도적 우려를 우선시하는 것을 결코 본 적이 없다"며 "이(연기)에 대한 어떤 기대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