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법 쓰레기 단속 못하나, 안하나

2022-05-17 (화)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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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만8천여건 신고, 한인타운도 2천여건

▶ LA시 처벌강화 유명무실, 제보자 보상제도 말뿐

불법 쓰레기 단속 못하나, 안하나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그래머스 드라이브이 주택가 도로변에 쓰레기가 잔뜩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 시가 불법 쓰레기 투기 척결을 위해 칼을 빼 들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가 심각해 ‘천사의 도시’인 LA가 ‘쓰레기의 도시’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불법쓰레기 투기량이 일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이 분석한 LA 시 311 신고 현황에 따르면 5년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LA 시의 불법 쓰레기 투기량이 지난 2021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지막 3개월 동안 불법 쓰레기 투기량 수치가 급감했는데, 지난해 12월 MyLA311에 신고된 8,381건의 민원은 2019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낮았다.


지난 2021년 LA 시에서는 버려진 자동차 타이어를 포함해 11만 7,656건의 신고전화가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2만8,956건의 신고보다 1만건 이상 줄어든 것이다. 또한 2019년 12만3,000건 보다도 감소한 수치다.

주민들과 지역 주민의회 관계자들은 신고 건수가 줄어든 것이 실제 투기가 줄어 들었다기 보다는 시민들이 LA 시의 늦장 대응에 신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불법 쓰레기 투기가 주로 신고된 지역은 샌퍼난도 밸리 지역으로 드러났고, 특히 18번 프리웨이와 5번 프리웨이 인근 텅 비어있는 산업 공간에 불법 쓰레기 투기 사례가 많았다.

선밸리 지역에서는 총 5,115건의 신고가 접수돼 가장 불법 쓰레기 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으로 꼽혔다. 선밸리 지역은 앞선 2020년에도 LA 시 전역에서 불법 쓰레기 투기 지역 순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밴나이스와 파코이마 지역은 지난해 각각 4,429건, 3,337건의 불법 쓰레기 투기 신고가 들어와 투기량이 증가했다. LA 한인타운은 약 2,000건의 쓰레기 투기 신고가 접수됐다.

LA 시는 지난 2002년 불법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투기를 제보한 사람에게 1,000달러의 보상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으나 실상은 ‘무늬만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지난해 해당 프로그램에는 2,500건 이상의 신고가 들어왔으나 실제로 지급된 보상금의 사례는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019년 6월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감시와 법 체계를 강화해 도시를 깨끗하게 만들고, 공공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를 저지르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집행을 강화하려 한다”고 공표한 바 있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LA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는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LA 시가 불법 쓰레기 투기 관련 티켓을 발행한다 해도 티켓은 경고 수준에 그쳤고 실제 벌금이 부과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벌금을 부과 받은 경우에도 액수가 200달러에 불과해 쓰레기 불법 투기꾼들을 저지하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하다 적발될 시 최대 1만달러 또는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불법 쓰레기 투기 신고는 311 또는 이메일(311@lacity.org)로 가능하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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