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경훈, 한국 선수 첫 PGA 투어 2연패 달성

2022-05-16 (월)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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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스에 1타차…한국 선수가 3회 연속 정상

▶ 3라운드까지 4타 차 공동 6위서 역전 승리

이경훈, 한국 선수 첫 PGA 투어 2연패 달성

이경훈이 4라운드 3번홀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

이경훈(31)이 조던 스피스(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이경훈이 처음이다.

이경훈은 15일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25언더파 263타의 스피스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63만8,000달러(약 21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이 대회에서 PGA 투어 80번째 출전 만에 통산 첫 승의 감격을 누린 이경훈은 대회 2연패와 투어 2승째를 수확했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이경훈이 최초다. 최경주가 2005년 10월 크라이슬러 클래식, 2006년 10월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두 대회는 서로 다른 대회로 열렸다.

또 PGA 투어에서 2승 이상 거둔 한국 선수는 최경주(8승), 김시우(3승), 양용은, 배상문, 임성재(이상 2승)에 이어 이경훈이 여섯 번째다.

특히 이 ATT 바이런 넬슨은 최근 3개 대회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인연을 이어갔다. 2019년에 강성훈(35)이 우승했고,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못했으며 2021년과 올해 이경훈이 왕좌를 지켰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이경훈은 이날 6번 홀(파4)까지 버디 4개를 몰아치고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2번 홀(파4)에서 15m 긴 버디 퍼트를 넣고 기분 좋게 출발한 이경훈은 6번 홀(파4) 버디로 선두에 올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2번 홀(파5)이었다. 선두에 1타 뒤져 있던 이경훈은 242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친 샷을 홀 1.5m로 보내 이글을 잡고 단독 1위가 됐다.


기세가 오른 이경훈은 13번 홀(파4)에서도 약 4.5m 버디 퍼트를 넣고 2타 차 선두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경훈을 추격하는 선수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았다. 텍사스주 출신 ‘골든 보이’ 스피스를 비롯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잰더 쇼플리(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이경훈을 따라붙었다.

이경훈이 1타 차로 앞서 있던 경기 막판에 흐름이 요동쳤다.

17번 홀(파3)에서 이경훈은 티샷이 그린 주위 벙커 턱에 놓여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벙커에 발을 딛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은 홀 약 3.5m 거리에 놓여 만만치 않은 파 퍼트를 남겼다.

그러나 이경훈은 이 퍼트를 넣고 1타 차 리드를 유지했다. 반면 뒷 조에서 경기한 스피스는 2.8m 거리의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약해 동타 기회를 놓쳤다.

고비를 넘긴 이경훈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팁인 버디를 성공해 2타 차로 달아나며, 역시 같은 홀 버디로 추격해온 스피스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이경훈은 이날 퍼트를 24번만 하는 등 샷과 퍼트 감각이 모두 호조를 보여 ‘노 보기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경훈과 스피스에 이어서는 마쓰야마와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가 24언더파 26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경훈은 19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전망도 밝게 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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