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감에 따라 코리아타운도 변해간다. 한때 번성했던 타운이 쇠락하기도 하고, 새로운 코리아타운이 생겨 성장하기도 한다.

옛 것은 기록해서 보존할 필요가 있고, 새로운 것은 기록해서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모두 기록이 중요하다. 기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디지털로 기록하고 또 기록의 성격상 계속해서 추가 및 수정이 가능한 방식이 좋을 것 같다. 그러한 방법으로 적합한 것은 전 세계에 산재해있는 코리아타운들에 대한 위키백과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코리아타운 위키백과사전’은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위키(wiki)’는 하와이어로 ‘빨리’라는 말이다. 이 이름을 따서 1995년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워드 커닝햄은 빠르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위키’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위키프로그램은 하나의 컴퓨터 언어이다. 위키라는 컴퓨터 언어에도 일반 언어와 마찬가지로 문법이 있다. 커닝햄은 위키문법으로 누구든 편집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콘텐츠를 만들도록 하고, 이를 무료로 개방했다. 이 위키문법을 이용하여 2001년 지미 웨일스와 래리 생어가 ‘위키피디아’란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상업적인 광고가 없고 주로 기부금을 지원받아 만들어지며 누구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백과사전이 되었다. 위키피디아는 2020년 기준으로 299개 언어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영어판은 641만여 개, 한국어판은 56만2,000개의 항목이 수록되어있다. 총 5,770여만 개 이상의 항목으로 이루어진 위키피디아는 가장 많은 수의 언어로 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백과사전이며 아직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코리아리서치센터는 2021년에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뉴욕 메트로지역 코리아타운의 위키백과와 문화지도’를 시범적으로 만들었다. ①뉴욕 메트로지역 한인들의 이민 역사가 담겨있는 ‘맨해튼 코리아타운 위키백과’ ②미동부 최초의 코리아타운이면서 최근의 한인 이민사회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플러싱 코리아타운 위키백과’ ③1905년 기울어가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선각자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인역사 위키백과’ 등 3개의 위키백과사전을 제작했다. 이 내용은 rc3.kr이라는 전용 사이트로 들어가서 ‘세계 속의 코리아타운 위키백과 -> 북미지역 코리아타운 -> 미국 뉴욕주 코리아타운’ 순으로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질 ‘코리아타운 위키백과사전’은 전 세계 코리아타운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로 기록하는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코리아타운의 의미있는 장소, 공간, 인물, 사건 등에 관한 설명, 스토리, 사진, 동영상 및 3D영상 자료들을 포함하고 구글맵을 이용한 지도까지 실어 세계 각 지역 코리아타운의 역사를 보존, 소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코리아타운 위키백과사전’을 만드는 일은 각 지역 한인회들이 나서서 자신들의 이민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도록 노력해야한다. 아울러 현지의 뜻 있는 한인들이 2세들의 정체성 교육을 위해 투자하고, 현지 소재 한국 기업들이 경제적 지원을 하여 함께 이뤄나가야 할 과제이다.

<주동완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