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최대 자산운용 블랙록 CEO, 연례서한

2022-01-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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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대응, 정치 아니라 장기적 수익 위한 것”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가 ‘탄소 없는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랙록이 투자한 기업의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도입하도록 요구하는 자사의 정책은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주 자본주의는 정치가 아니다”라면서 “사회적 또는 이데올로기적 어젠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편지는 블랙록이 기후변화 등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이슈에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판자들에게 대응한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핑크 CEO는 “우리가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은 환경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자이며 고객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자산규모 10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은 블랙록은 애플 등 다수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다. 블랙록은 지난해 다른 금융서비스 업체들과 함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점진적으로 탄소 순배출 제로(탄소중립·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은 또한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 회사 이사 3명을 교체하는데 표를 던졌다. 블랙록 내부에서는 엑손모빌 주주총회 투표 이후 사회적 의식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부합하는 동시에 석유·가스 기업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일 사이의 균형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핑크 CEO는 이번 편지에서 블랙록이 양쪽 정치적 진영 가운데 어느 쪽도 아니라고 강조하려 애썼다. 그는 기업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세우는 것이 “당신 회사 주주들의 장기적·경제적 이익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계속 진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경쟁자에 의해 도태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탄소 중립을 향해 이행하는 것은 모든 산업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핑크 CEO는 “기업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숙고하고 직원, 고객, 사회,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더 좋은 실적을 낸다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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